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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 설치가 위헌? 오히려 적법하고 타당"

하윤아 기자
입력 2015.04.30 18:12
수정 2015.04.30 18:20

바른사회시민회의 '차벽설치 위헌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개최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년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18일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행사에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것은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해 경찰이 취할 수 있는 적법한 조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는 30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차벽설치 위헌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하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당시 행사 주최 측인 국민대책회의가 ‘경찰의 차벽 설치는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 대표는 “청와대로 가자거나 유족들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서 야간에 도로를 점거하는 불법과 진압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한 지난 18일의 경찰 차벽설치는 급박하고 명백하며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해 비로소 취할 수 있는 경찰의 마지막 수단”이라며 “적법하고 타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위를 주도한 측에서 경찰의 차벽설치가 공권력을 남용했다거나, 불법한 공무집행이니 이에 저항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위를 격화시키려는 정치적 목적하의 불순한 주장이거나 자신들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의 정당성을 변명하는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대책회의 측은 지난 2011년 6월 30일 차벽설치 위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내세워 경찰의 차벽 설치는 위헌이라고 주장, 헌법소원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2011년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분석해 국민대책회의가 주장하는 차벽설치의 위헌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 결정은 집회나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가하는 측이 아니라 일반시민이 청구인으로서 경찰청장이 경찰버스들로 통행을 제지한 행위가 청구인들의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지 여부에 관한 헌법소원”이라며 “서울광장을 개별적으로 통행하거나 여가활동을 하는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침해된다고 판단한 것이지 당시 시위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단체의 집회·시위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판단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결정은 집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한 경찰의 차벽설치에 관한 것이므로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의 행진을 저지하기 위한 경찰 차벽설치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이 대표는 “세월호 시위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국민대책회의 측이나 일부 변호사들이 경찰의 차벽설치가 집회·시위의 주최자, 참가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재의 위헌결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헌재의 결정을 완전히 왜곡,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대책회의 측이 추모제는 집시법의 집회나 시위에 해당하지 않아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망인에 대한 추모의 목적을 넘어서서 다른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행진을 하거나 위력을 보여 불특정한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하는 행위에까지 나아가는 경우에는 이미 집시법이 정한 시위에 해당하므로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단순 추모를 넘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태평로를 점거하여 행진하며 ‘세월호 인양, 시행령 폐기’ 등을 주장해 청와대 방면으로 향하는 행위를 시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며 “추모제라는 식의 국민대책회의 측 주장은 추모하려는 모든 행위가 적법해 이를 저지하면 위법이라는 독선적이고 편협한 주장”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국가에서 시위는 의사표현의 수단이지 의사관철의 수단이거나 투쟁의 수단이 아니다”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빙자한 불법행위는 헌법적 보호범위를 벗어난 것이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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