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거짓말 논란...독일행 항공료 누구 말이 맞나?
입력 2015.04.23 16:04
수정 2015.04.23 16:11
김기춘 “재단이 댔다”했지만 아데나워 재단 “항공료 지불 안했다”
2006년 9월 독일과 벨기에에 박근혜 대통령 일행을 초청했던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이 당시 방문 비용 중 한국~유럽 간 구간 항공료는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당시 1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주장을 하자 김 전 실장이 “당시 모든 방문 비용은 아데나워 재단이 댔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2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아데나워 재단본부는 21일 ‘2006년 초청’과 관련해 전자우편을 통해 “재단은 대표단이 베를린과 브뤼셀에 머무는 동안 숙식 및 교통 비용을 제공했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국제항공편에 대해선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재단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당시 브뤼셀~베를린 구간 항공료를 포함해 유럽 내에서 발생한 모든 비용은 재단에서 부담했다”며 “우리는 이런 형식의 초청 프로그램을 해마다 40~50차례 실시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 자격으로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했던 박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 전 실장은 최근 성 전 회장의 생전 인터뷰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자 “내가 항공료나 체재비를 내지 않았다”며 10만 달러 수수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의 생전 인터뷰에서는 김 전 실장이 박 대통령을 수행해 독일과 벨기에로 가게 돼 10만 달러를 건넸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데나워 재단의 발언에 의하면 당시 첫 목적지였던 벨기에를 가기 위해 이용한 프랑스 파리 드골공항까지, 그리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료는 박 대통령 일행이 직접 부담했다는 뜻이 된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6일 “(재단이) 체재비를 부담한 것으로 안다. 개인 돈을 많이 써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며 “당시 출국에 앞서 내 돈으로 5000유로(현재 약 580만 원)를 환전한 영수증이 있다”고 거듭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또한 아데나워 재단은 당시 국내 체재비 비용 지원 대상으로 국회의원이었던 박 대통령과 김기춘 전 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심재엽 전 의원, 그리고 당시 박 대통령의 의원실 비서관이었던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이정현 공보특보(현 새누리당 의원)도 박 대통령의 전 일정을 수행했지만, 아데나워 재단의 지원 대상에는 들어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