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칸의 여왕' 수식어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입력 2015.05.06 10:25
수정 2015.05.13 20:51
'집으로 가는 길' 이후 2년 만에 복귀작
김남길과 호흡…오승욱 감독 연출·각본
'칸의 여왕' 전도연이 영화 '무뢰한'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했다. 상대 역은 김남길이 맡았다. ⓒ CGV 아트하우스
"전도연 선배 덕분에 힘을 빼고 연기했어요."(김남길) "이렇게 대단한 배우와 작업했다는 게 큰 영광입니다."(오승욱 감독)
'칸의 여왕' 전도연이 영화 '무뢰한'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2013) 이후 2년 만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선 전도연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김남길은 "전도연 선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극 중 전도연은 살인 용의자 준길(박성웅)의 여자친구 김혜경을 연기한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그는 변두리 단란주점 마담으로 일한다. 준길이 도망간 뒤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접근한 형사 재곤(김남길)에게 관심이 쏠린다.
김남길은 김혜경의 애인이자 살인 용의자 준길을 잡으려는 형사 정재곤을 연기한다. 상처투성이가 된 혜경(전도연)의 곁에서 지내면서 그녀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영화는 두 사람을 통해 도덕이나 윤리를 배제한 채 자신만의 룰로 생존하려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아울러 형사와 살인 용의자가 만들어내는 감정을 그리면서 '사랑'의 민얼굴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김남길은 "예전에는 눈에 힘을 주고, 얼굴 근육을 써서 하는 연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힘을 빼고 하는 연기를 배웠다. 전도연 선배 덕분이다. 현장에서 함께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배울 수 있었다. 선배를 통해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고 치켜세웠다.
오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캐스팅이 어려웠어요. 김혜경은 감정이 워낙 복잡해서 힘든 역할이죠. 전도연이 연기하는 걸 보고 '내가 시나리오에 쓴 인물이 전도연이었구나'라고 생각했죠. 이런 배우와 일을 한 것 자체가 영광이죠. 이런 얘기할 때마다 전도연에게 혼나긴 하지만요. 하하."
'칸의 여왕' 전도연이 영화 '무뢰한'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했다. 상대 역은 김남길이 맡았다. ⓒ CGV 아트하우스
전도연은 배역에 꽤 심취한 듯 보였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전도연은 극 중 배역을 위해 의상 콘셉트를 짜는가 하면 본인 소유의 옷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김혜경은 겉으론 센 여자 같아 보이지만 마음속에 깨질 듯한 유리를 품은 여린 여자예요. 사랑과 희망을 꿈꾸는 김혜경을 보여주고 싶었죠. 비록 밑바닥 인생을 사는 여자지만 구질구질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의상에도 신경 썼죠."
오 감독은 "전도연이 약자들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며 감탄했다. 캐릭터에 오롯이 빠져들었다는 얘기다. "배우는 영화에서 최고로 멋져 보인다"는 전도연의 말처럼 그는 인간 '전도연'이 아닌 '무뢰한'의 김혜경이었다.
'무뢰한'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전도연은 "인간은 누구에게나 무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혜경이 재곤에게 그런 존재가 된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재곤이 자신의 소변을 손에 묻혀 냄새를 맡는 장면을 언급하며 설명했다. "나는 깨끗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거죠. 남들과 똑같이 냄새나는 사람이고, 타인에게 무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5월 13일 (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2007년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2010년 '하녀'로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전도연은 "칸 영화제에 갈 때마다 부담스럽다. 칸은 항상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곳이다"고 미소 지었다.
'무뢰한'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