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스몰볼´ 앞세워 과거 ‘굴욕’ 씻는다
입력 2006.11.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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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 스타일로 구성된 AG 대표팀
팀웍 약점인 대만 ‘스몰볼로 흔들기’
‘스몰볼로 대만 넘는다!’
김재박 LG 감독이 이끄는 도하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목표로 삼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통해 격상된 한국야구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한국대표팀의 금메달을 향한 최대 난적은 역시 대만이다. 최근 부쩍 성장한 대만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달라진 위상을 과시하겠다는 각오다. 대만은 장첸민(요미우리) 궈홍즈(LA 다저스) 등 무려 8명의 해외파를 데려와 역대 최강의 대만 드림팀을 구성했다. 한국대표팀이 결코 쉽게 넘볼 수 없는 전력이다.
급성장한 대만을 맞아 한국대표팀은 ‘김재박식 스몰볼’로 승부수를 띄운다. 3년전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 겸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게 연장승부 끝에 역전패한 김재박 감독은 지도자 인생 최대 굴욕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격파해 3년전 치욕을 씻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김재박 감독은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먼저 22명의 선수전원을 국내파로 꾸렸다. FA로 풀린 이병규가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22명의 선수 모두 이제껏 해외무대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들이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검증된 국내파들을 중용할 의사를 내비쳤었다. 이 과정에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인 추신수(클리블랜드)를 최종 탈락시켜 적잖은 논란에 시달렸으나 김 감독의 의지는 확고했다. 경험이 풍부하고 검증된 국내 베테랑 위주의 대표 선발이 팀 전력에 안정감을 더할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스몰볼’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승엽(요미우리) 김동주(두산) 등 거포들이 없는 마당에 스몰볼만큼 확실한 답은 없었다. 베테랑 이병규-박재홍(SK)-장성호(KIA)-박진만(삼성) 그리고 신예 이용규(KIA)-정근우(SK)-이택근(현대) 등의 대표 선발도 스몰볼과 궤를 같이 한다. 이병규-박재홍-장성호-박진만은 김 감독이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작전수행능력과 해결사 기질이 있는 선수들이며 이용규-정근우-이택근은 이른 바 ‘김재박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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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대만보다 팀웍에서 한 수 위라는 평이다. 대표팀은 지난 14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합숙훈련을 치르며 컨디션 조절과 팀웍을 다지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롯데·LG와 4차례 평가전을 치르며 실전 감각을 회복했고 23일에는 대회장소인 도하로 출국해 현지적응도 마쳤다.
순수 국내파로 구성돼 팀웍이 어느 때보다 탄탄하고 김재박 감독의 스타일에 녹아들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도 상당하다. 대표팀 4번타자 이대호(롯데)도 따로 번트 연습을 할 정도로 이번 대표팀은 코칭스탭과 선수들의 죽이 잘 맞다.
대조적으로 대만은 해외파 8명이 뒤늦게 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팀웍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국내파와 해외파간의 팀웍이 약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야구에서 팀웍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병살 플레이나 1루 베이스 커버 같은 작은 부분에서 팀웍이 나타난다. 별거 아닌 것에서 나오는 실수 하나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단기전에서 팀웍은 중대 변수다. 대표팀은 대만의 팀웍을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으며 그런 면에서 ‘김재박식 스몰볼’은 대만 격파를 위한 더없이 좋은 승부수다.
대만은 우리 대표팀과는 대조적으로 ‘빅볼’을 구사한다. 첸진펑 린즈성(이상 라뉴) 장타이샨(신농) 등 거포들의 한 방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투수진을 총동원하는 단기전에서 ‘빅볼’이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탄탄한 팀웍을 자랑하는 우리 대표팀은 도루·번트·히트앤드런 등 다양한 작전을 추구하며 대만 마운드와 수비진의 팀웍을 흔들 수 있는 힘이 있다.
작전수행이나 팀플레이 같은 세밀함은 우리 대표팀이 대만보다 확실히 앞서는 강점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대표팀 사령탑이 ‘스몰볼의 대가’ 김재박 감독이라는 점은 그래서 희망적이다.
과연 ‘김재박식 스몰볼’이 대만을 격파할 수 있을까. 야구팬들의 모든 이목이 사실상의 결승전인 30일 대만전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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