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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최대 격전지 '관악을' 여야 고민거리는...

조성완 기자
입력 2015.03.31 08:21
수정 2015.03.31 08:32

정당소속 물론 무소속 포함 6명 후보 난립

4.29재보궐서거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맞붙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 ⓒ데일리안

서울 관악을이 4·29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해당 지역은 여야 정당소속은 물론 무소속까지 포함해 총 6명의 후보가 1년 임기의 국회의원 자리를 두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야권의 후보난립으로 어부지리를 노렸던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보수성향의 변희재 예비후보가 고민거리로 떠올랐으며,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문자 그대로 우후죽순처럼 나타난 야권 후보들로 인한 표의 분산이 걱정이다.

새누리당은 30일 서울 관악을에 위치한 오신환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적극적인 지원유세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3일 타운홀미팅 ‘청춘무대’ 참석차 해당 지역을 들른데 이어 1주일 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주민들께서 7번이나 야당 국회의원을 뽑아주셨는데, 이런 주민들의 성원에 야당이 지역발전으로 화답을 했는가라고 볼 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이것은 야당 의원들이 중앙정치와 이념논쟁에 빠져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주민들을 위해 해야 할 도리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공천한 오신환 후보는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는 과거의 의원들과 차원이 다르다”면서 “오 후보와 새누리당은 안전사각지대를 꼼꼼하게 챙겨서 관악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현장최고위가 끝난 뒤 오 후보와 함께 재개발이 무산된 후 방치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과 함께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어 난곡119안전센터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오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간 관악을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단 한명도 탄생하지 못할 정도로 야권이 강세를 보였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제19대 총선에서 야권단일화를 통해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해당 지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더구나 야권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새누리당 내에서는 “솔직히 이야기해서 (야권에서 후보가) 많이 나오면 아무래도 선거는 구도 싸움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유리할 수 있다(이군현 사무총장)”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고민 아닌 고민거리는 존재하고 있다. 바로 무소속으로 해당 지역에 출마한 보수논객 변희재 예비후보다.

변 예비후보는 오 후보가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패배했던 전력을 거론하며 일찌감치 새누리당의 공천을 비난하고 나섰다. “통진당이 해산됐지만 그 잔재세력과 숙주세력이 4월 선거 출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지역 일꾼론으로 지역정치에 매몰된 그런 인사를 공천했다(지난 2월 11일)”는 비판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공개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변 예비후보로 인해 기존 지지층이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단순히 관악을 내의 보수층의 표를 갉아먹는 게 아니라 아예 등을 돌려 투표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영향력 측면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한명 더 있는 것과 별 차이는 없지만 변 예비후보가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단순히 오 후보의 표를 잡아먹는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이나 보수층의 표를 깎아먹을 빌미를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새정치련, 엎친 데 덮친 격인 정동영 출마 “야권 분열시키는 행태”

반면 새정치연합은 야권 후보 난립으로 인한 표 나눠먹기가 최대 고민거리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순히 새정치연합의 지지층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총선 결과를 보면 이 같은 우려의 현실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당시 오신환 새누리당-이상규 전 통진당 후보간 대결이 성사됐지만 현역의원이었던 김희철 전 통합민주당(현 새정치연합) 의원이 야권단일화에 불복하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결과적으로 이 전 후보가 38.2%의 득표율로 33.2%를 얻은 오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지만, 야권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p차는 큰 격차가 아니었다. 이 때 김 전 의원은 28%의 득표율을 보였다.

현재 야권에서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총 4명이다. 당초 정태호 새정치연합-이동영 정의당-이상규 전 통진당 후보의 3파전이 예상됐지만 이날 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전 의원이 해당 지역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2명의 야권후보가 출마했던 19대 총선에서 5%p차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는 점을 참고할 때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에서 4명의 후보가 출마하게 될 경우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한 듯 새정치연합은 이날 관악을에서 현장최고위를 갖고 자당의 정태호 후보 지원에 당력을 집중하는 한편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의원에게 집중포화를 가했다.

문재인 대표는 “정 후보는 우리 당의 손꼽히는 정책가이자 지략가이다. 선거를 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정 후보에게 물어 보라고 할 정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정한 사람”이라며 “정 후보는 당선되면 곧바로 국회에서도 당에서도 큰 역할을 할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표는 “정 후보는 특히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인재”라면서 “정 후보와 함께 시장 상인, 자영업자, 청년의 지갑을 두툼하게 키우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표는 특히 이날 현장최고위 직후 근처 신원시장과 관악구 내 한 경로당을 연이어 방문해 표심 잡기에 주력하는 한편, 이날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의원을 향한 공세도 시작했다.

문 대표는 경로당 방문 전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안타깝다”며 “국민 마음은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패와 민생 파탄을 이번 재보선에서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발판을 만들어가자는 것인데 야권을 분열시키는 행태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시 정 전 의원과 후보단일화를 놓고 논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우리 당 깃발을 들고 불리함을 극복해내며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후보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처럼 여야 모두 난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관악을이 처음으로 새누리당에게 승리를 선사할지, 아니면 후보 난립에도 야권에게 다시 승리를 안겨줄지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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