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통과된 김영란법, 이해충돌 빠진 반쪽 법안"
입력 2015.03.10 14:21
수정 2015.03.10 14:27
"직업선택 자유 제한 논란, 원안 규정된 특정 직무로 해석하면 정리될 것"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10일 원안(입법예고안)의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부분이 빠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대한 법률’을 반쪽짜리 법안으로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강대 다산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안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넣은 것은 예컨대 장관이 자기자녀를 특채 고용하거나, 공공기관장이 자신의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특혜공사를 발주하는 등 사익 추구를 금지시키고, 공무원이 자신의 부모가 신청한 민원서류를 직접 처리하지 않고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대신처리하게 하는 등 이해충돌이 있을 경우 사전에 방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이 부분은 반부패정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함께 시행되어야 할 것인데도 분리돼 일부만 국회를 통과했다”며 “현재 통과된 법은 3가지 분야 중 가장 비중이 큰 한 가지가 빠진 반쪽 법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출동 방지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무총리의 자녀는 한국에서 취업할 수 없느냐, 구청장의 자녀는 구청에서 아무것도 못 하느냐는 말도 있는데, 원안에는 직무와 특정 직무가 나뉘어 있다”며 “특정 업무를 할 때, 내가 구청의 복지 담당 공무원이라면 친정어머니가 뭘 신청하러 왔을 때 내가 그 업무를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대신 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정 상황이 됐을 때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지 규정으로 다 만들어놨다. 그게 (가결안에서) 특정 직무라는 말이 빠졌는데, 빠져도 그런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앞에 말한 국무총리의) 전체 직무를 놓고 보면 국무총리가 직접 수행하는 개별업무는 거의 없다.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 그 부분은 잘 정리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나는 법안의 최종 확정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겠지만, (앞으로) 공개적인 언급은 삼가고자 한다”며 “특히 반쪽 법안만 통과된 상태이므로 앞으로 추진될 이해충돌 방지 부분이 포함된 전체 법안 통과 시까지 내가 아닌 많은 분들이 공론의 장에서 많은 토론을 진행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해충돌 방지가 들어간 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하니 최우선적으로 추진해 이미 통과한 법안과 함께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