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명품 타격기술 돌아보기
입력 2006.11.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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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기 명품 열전(1) 프라이드 편
다른 종목끼리의 대결이라는 의미에서 ´이종격투기´라고 불리던 격투기 대회들은 점점 각각의 장단점을 추가, 보완하는 이른바 ´종합격투기´로 변모하고 있는 추세. 가라데 선수가 능숙한 어퍼컷을 작렬하고, 주짓수의 달인이 하이 킥을 구사하는 것은 이제 보기 드문 장면이 아니다.
고난도의 그래플링 공방전은 높아져 가는 팬들의 눈높이만큼이나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다소 원초적이기까지 한 화끈한 타격전은 대중적 인기에 가속도를 붙여주고 있다. 단시간 내에 경기장을 달아오르게 하는 다양하고 멋진 타격기술들, 이에 누구보다도 특정한 타격기술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선수들을 살펴본다.
■ 미르코 크로캅의 하이 킥(High Kick)
말 그대로 상단(High)-차다(Kick)라는 의미로 상단을 향해 날리는 발차기를 뜻한다. 입식타격 무대와 달리 실패 후 반격에 대한 위험 등으로 종합격투기 대회에서는 자주보기 어려우며 능숙하게 구사하는 선수도 극히 드물다. 자타공인 프라이드 최고의 타격가 크로캅은 그런 의미에서 대단한 희소성을 지녔다.
크로캅은 상대적으로 타격가가 불리하다는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펀치도 아닌 킥, 그 중에서도 가장 타점이 높은 하이 킥을 최고의 무기로 구사하며 기량과 인기에서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 킥은 모션을 취하기가 힘들고, 상대에게 명중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일단 제대로 들어가면 KO 확률이 무척 높은 기술이다. 남다른 타이밍 포착능력에 레슬러와 붙어도 지지 않을 정도의 파워, 거기에 허리와 다리의 유연성이 뛰어난 크로캅의 하이킥은 엄청난 파괴력과 스피드를 과시, ´광속 하이 킥´ 또는 ´불꽃 하이 킥´이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닌다.
■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의 파운딩(pounding)
파운딩은 상대를 눕히고 깔고 앉은 상태에서 주먹으로 가하는 타격으로 격투기 무대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기술이다. 또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구사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공격법 중 하나.
하지만 그런 흔한 기술도 현 헤비급 챔피언의 주먹에서 발휘되면 사뭇 다르다. ´얼음 파운딩´이라고까지 불리는 효도르의 파운딩은 움직임이 상당히 큰 편이다. 보통의 선수들이 팔과 어깨를 많이 쓰는데 비해 그는 허리까지 동반한 파운딩을 구사한다.
때문에 그만큼 파워도 강하고 특히 풀 스윙을 그대로 뻗어내는 듯한 동작은 적중률을 떠나 밑에 깔린 상대에 공포를 주기엔 충분하다. 여기에는 좀처럼 포지션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그의 남다른 균형 감각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 이고르 보브찬친의 러시안 훅(Russian Hook)
하이킥하면 크로캅을 떠올리듯 ‘러시안 훅’하면 대부분의 팬들은 이고르 보브찬친을 떠올린다. 허리와 무릎을 돌려서 치는 일반적인 훅과 달리 러시안 훅은 어깨와 팔꿈치를 중심으로 주먹을 안쪽에서 비틀어 스트레이트로 명중되는 펀치. 어깨에서 반원을 그리며 팔꿈치를 되돌리는 식으로 각을 이룬 훅과 스트레이트의 장점이 혼합된 공격기술이다.
한방을 노리는 펀치스타일상 K-1 등 입식무대서 큰 위력을 떨치지 못하지만, 공격 후 밸런스 유지가 용이하고 상대의 태클을 피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종합 링에서는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고르는 173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장신들이 즐비한 프라이드에서 높은 KO율을 자랑했다. 러시안 훅이라는 변칙 펀치 공격 덕분에 ´북방의 최종병기´라는 닉네임으로 높은 승수와 팬들의 인기를 보장받았다.
■ 반달레이 실바의 니킥(knee kick)
니킥(무릎치기)은 박치기, 팔굽치기 등과 함께 타격위주의 선수들이 그래플러들과의 접근 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격방법이다. 프라이드에서는 박치기와 팔굽치기기술을 제한하고 있어, 무릎차기야말로 타격가들 최고의 근접무기라 할 수 있다.
´도끼 살인마´라는 악명으로 불리며 잔혹한 선수의 대명사로 꼽히는 미들급 챔피언 실바는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선수답게 니킥 활용에 있어서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 ´무한 니킥´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무릎공격을 끊임없이 상대를 향해 마구 쏟아낸다. 또한 얼굴, 복부, 허벅지 등 상·하체를 가리지 않는 공격부위, 직선 치기, 빗각 치기, 틀어치기 등 거리에 따라 무릎의 각도를 조절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마우리시오 쇼군의 스탬핑 킥(stamping kick)
넘어진 상대의 안면을 노리고 마치 도장을 찍듯 그대로 ´쾅´ 하고 밟아버리는 스탬핑 킥은 위력을 떠나 당하는 이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잔혹한 공격이다.
´악마의 소굴´로 불리는 슈트복세 아카데미 소속의 선수들이 특히 이 기술에 능하며, 그 중에서도 실바를 능가하는 악마로 꼽히는 쇼군은 시도횟수나 테크닉에 있어서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상당수의 선수들은 맞추기보다는 일단 상대의 기를 꺾거나 다른 기술로의 전환을 위해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쇼군은 경기를 끝내버리려는 카운터 공격으로 스탬핑 킥을 쓴다. 그런 만큼 매우 정확하고 다양하다.
특히, 넘어진 채로 코너에 갇히게 되면 상대 선수는 쇼군이 초청하는 ´스탬핑 지옥´을 체험하게 된다. 펄쩍 뛰어올라 정확하게 상대의 안면을 짓밟는 것은 기본이고, 위로 솟구친 상태에서 공격방향을 바꿔 대비하고 있던 상대를 무력화시켜 버리는 기술은 그만의 전매특허.
■ 케빈 랜들맨의 그라운드 니 킥(ground knee kick)
넘어진 상대를 향해 무릎으로 공격하는 기술인 그라운드 니 킥. 상대의 태클을 봉쇄하거나 그라운드에서 완벽하게 포지션을 제압했을 때 자주 볼 수 있다.
태클공격을 막고 나면 상대방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린 자세로 대부분 전환되는데 이때 상대방의 목을 감싸 제압한 뒤 머리와 얼굴 부위 등에 무릎을 차 넣는다. 클린치 싸움에 강한 레슬러 출신들이 특히 이 기술에 능하다. 그 중에서도 랜들맨의 그라운드 니킥은 하나의 걸작에 가깝다.
특히, 상대방을 누른 자세에서 90도에 육박할 정도로 몸을 솟구쳐 그대로 낙하하면서 좌우 교차해 내리찍는 무릎공격은 흉내 낼 수 없다. 뛰어난 운동신경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고탄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기술로 통한다.
■ 데니스 강의 스트레이트(Straight)
´악마집단´의 일원중 하나인 무릴로 닌자를 넉다운 시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데니스 강의 스트레이트는 이후 스탠딩 상태에서 구사하는 최고의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른손으로 뻗어내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며 중요한 상황에서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가는 유용한 무기가 됐다.
데니스 강의 스트레이트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이른바 ´진화형 스트레이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내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단발성보다는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던 스트레이트가 많았으나, 프라이드로 가서는 횟수를 아끼는 대신 정확한 카운터형으로 변모했다.
특히 스트레이트를 뻗을 때의 모습이 역동적이고, 또 그로 인해 인상적인 장면이 많이 나와 많은 팬들은 데니스 강의 대표적인 타격기술하면 자연스레 스트레이트를 연상한다.
다음 회에는 ´K-1편´이 이어집니다.
데일리안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