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통일부, 김기종 등 종북인사 관리 '블랙홀'
입력 2015.03.07 10:00
수정 2015.03.07 10:05
방북 8회 발표했다가 승인만 8회 '번복'
교육위원 활동여부도 확인 불가 "도대체"
흉기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피습한 김기종 씨가 과거 수차례의 방북, 주한일본대사 습격 등으로 인해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음에도 정부의 관리 체계는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 2007년 이른바 ‘우리마당’ 사건의 진실규명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이어 2010년에는 시게이에 주한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덩어리 2개를 던진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앞서 1999년에는 개인 자격으로 금강산을 관광차 처음으로 방북했고, 2006년 11월 2007년 4월까지 총6회에 걸쳐 민족화합운동연합 소속으로 개성을 방문하는 등 7차례 방북을 했지만, 통일부에 방북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잦은 돌발·돌출 행동으로 인해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내부에서도 평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와 대학 동문인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워낙 개인적인 돌출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활동하는데 대한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조금 활동하는데 어려움도 겪었을 것이고, 지지를 못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요주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김 씨에 대한 정부의 관리 체계는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김 씨의 방북 횟수를 두고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혼선을 빚었다. 통일부는 지난 5일 김 씨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민족화합운동연합’이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총 8회 방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6일 오전 김 씨가 지난 1999년에 금강산 관광을 위해 처음으로 방북했고, 2006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총 6회에 걸쳐 민족화합운동연합 소속으로 개성을 방문해 식목 행사에 참여했다고 확인했다. 통일부가 8차례 방북했다고 설명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통일부는 김 씨가 방북 승인이 난 8차례 가운데 6번만 방북했고, 1999년 금강산 관광은 법무부가 관리했다고 해명했지만 기초적인 통계자료조차 제대로 집계하지 못해 혼선을 키웠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씨의 방북은 모두 단체의 일원으로 한 것이라 방북 보고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가 구체적으로 북한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본인의 진술 외에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6일 “통상적으로 방북을 하고 나면 결과를 문서 형태든 구두 형태든 적절한 형태로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이런 여부에 대해서는 보고된 결과나, 본인이 진술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확인할 방법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김 씨의 방북 과정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방북승인 기준에 따라서 정확하게, 그리고 은밀하게 심사를 했을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며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특정법률의 위배 여부는 방북승인 당시에 신청한 목적, 만일 그런 목적에 문제가 되는 내용이 있으면 당연히 정부가 승인을 안 했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청한 방북승인 목적에 따라서 심사를 해서 방북승인을 해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