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아기보다 '귀여운 동물', 예능 장악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3.15 09:00
수정 2015.03.15 09:06

tvN '삼시세끼' 강아지 산체 인기몰이

MBC '일밤-애니멀즈', 온갖 동물 활약

동물을 내세운 예능프로그램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tvN '삼시세끼-어촌편'에 나온 강아지 '산체' ⓒ tvN '삼시세끼' 공식 페이스북

"산체는 존재 자체만으로 감동과 즐거움을 줘요. 이런 게 동물의 힘 아닐까요?"(tvN '삼시세끼' 시청자 게시판)

작고 앙증맞다. 자꾸 보고 싶고 또 쓰다듬고 싶다. 말 한마디 안해도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깜찍한 동물들을 내세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방송가를 장악한 육아 예능에 맞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지 방송계의 관심이 쏠린다.

가장 화제가 된 동물은 '삼시세끼-어촌편'에 출연한 강아지 산체다. 손바닥만 한 체구, 맑은 눈망울, 아장아장 걸음걸이. 귀엽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산체 때문에 본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산체를 보노라면 저절로 '힐링'이 되고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장모치와와종의 산체는 제작진 중 한 명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다. 만재도 촬영장에 데려왔다가 얼떨결에 출연하게 된 것. 앞서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강아지 밍키와 염소 잭슨 등이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나영석 PD는 "출연자들과 산체가 장난치고 어울리는 그림이 귀여웠다"고 말했다.

SBS에선 동물을 소재로 한 장수 프로그램 '동물농장'이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일 700회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방송인 신동엽이 1회부터 진행을 맡아왔다. 그는 "'동물농장은 내가 가장 애착을 갖고 오래 진행한 프로그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동물농장 아저씨'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은 신동엽은 "동물에 관심이 없었는데 '동물농장'을 통해 동물보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며 "길거리에 지나가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남다른 눈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덕건 PD는 장수 비결에 대해 "동물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정이 있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동물은 사람에게 감동과 치유의 힘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25일 첫 방송한 MBC '일밤-애니멀즈'도 빼놓을 수 없는 동물 예능이다. '아빠!어디가?'의 후속작으로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떠안고 출발했다.

동물을 내세운 예능프로그램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_MBC '일밤-애니멀즈' 방송 캡쳐

방송 초반 어린이들과 강아지와의 교감을 다룬 '유치원에 간 강아지', 아름다운 초원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OK목장', 세쌍둥이 판다를 키우는 '곰 세 마리' 등 세 코너로 나뉘어 진행했으나, 최근 중국에서 전염병이 발병함에 따라 '곰 세마리' 코너를 잠정적으로 종영하기로 결정했다.

'애니멀즈'는 스타와 동물이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담는 동물 교감 버라이어티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여러 동물과 스타들이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자립형 공동체 프로젝트'를 지향한다.

동물과 인간이 장기간 지내면서 떠오르게 될 다양한 가치를 살필 계획으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양, 당나귀, 돼지 등 프로그램에 투입될 동물들을 분석했고, 동물들이 스타들과 지낼 일종의 '동물 마을'도 구축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귀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동물을 학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는 '애니멀즈'뿐만 아니라 동물을 다룬 모든 프로그램이 해결해야할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한 시청자는 "동물은 소품이 아니다"며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고 불편해했다.

방송 후 동물자유연대는 '방송에 나오는 동물의 복지와 안전을 위한 의견서'를 '애니멀즈' 측에 전달했다.

이 단체는 '애니멀즈'의 기획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인위적인 연출로 동물의 생태적 습성이 지나치게 왜곡된 내용과 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인간과의 교감으로 미화해 묘사한 내용이 대한민국 방송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특히 "국내 방송에서는 동물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촬영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제작 과정 중 동물이 교통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니멀즈'가 동물이 방송에 출연할 때 안전과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