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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명절에는 전통주가 최고여~~! 어디서? 산사원서

포천 =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입력 2015.02.19 10:22
수정 2015.02.19 10:27

<르포>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술박물관…전통주 이야기 듬뿍

술 익는 항아리 500여개 놓인 '산사정원'만 거닐어도 재미

배상면주가 '산사원'에는 술 익는 항아리 500여개가 놓인 '산사정원'이 있다. 가을에는 선착순으로 100여명의 신청자를 받아 파티도 진행한다.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민족 대명절인 설이 돌아왔다. 온가족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이날에는 평소 쉬이 접하기 어려운 '전통주'가 꼭 술상에 등장한다. 조상들을 위한 차례상에도 올라가는데다 과하지만 않다면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는 전통주는 우리네 명절에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같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전통주를 택하는 우리의 손길은 매년 신중하고 또 신중하다. 그리고 이러한 '신중한 손길'을 타는 술들 중 1996년 설립된 '배상면주가'의 술들이 반드시 포함돼있다.

배상면주가는 국순당 창업주인 배상면 씨의 차남 배영호 사장이 세운 전통주 판매회사로 대표 브랜드로는 산사춘이 있다. 이후 1997년 백하주, 활인18품, 흑미주, 천대홍주, 2006년 대포, 2008년 민들레대포, 2010년 느린마을 막걸리 등 꾸준히 새로운 술들을 생산하고 있다. 또 배상면주가라면 청국장처럼 구수한 이미지만 떠올리는 소비자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젊은층의 입맛에 맞는 인테리어와 술맛을 갖춘 '느린마을 양조장&펍'도 론칭해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2002년 개관한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산사원은 배상면주가의 자랑거리다.

산사원은 전통주에 관한 모든 것이 망라돼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주와 관련된 여러 유물들이 전시돼있고 관련 교육도 진행된다. 개관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 5만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외국인 방문객들도 많다. 이곳에서는 배상면주가의 다양한 술들 및 전통주 시음과 관련된 안주 시식도 가능하다. 운악산을 배경으로 술이 익어가는 항아리들이 드넓게 펼쳐진 산사정원도 있다. 이 때문에 산사원은 가족 또는 연인과 전통주의 풍미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은 찾아가볼만한 곳으로 꼽힌다.

설맞이 2주 전인 지난 6일 찾아간 산사원은 전통주의 향긋한 내음을 담은 특별한 공간이었다. 산사원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뉘어진다. 1층은 전통주 등의 판매 장터, 2층은 가양주문화관으로 이뤄진 전통주 박물관과 위에서 내려다보면 밭전(田)자 모양을 하고 있는 산사정원이다. 박물관은 1~2층을 합해 1250m², 산사정원은 1만2280m² 규모로 꽤 넓다.

1층 출입구에서 관람료(2000원)를 내고 들어서면 배상면주가의 대표 브랜드인 '대포' 미니어처와 배상면주가 전용술잔을 기념품으로 준다. 1층 중앙에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긴 미니바가 있는데 전용술잔은 이때 요긴하게 쓰인다. 배상면주가의 과실주, 약주 등을 이 전용술잔에 따라 시음할 수 있다. 최근 주류업계에서 저도주 바람이 불면서 시음장에서도 저도주의 인기가 높다. 과실주 중에서는 빙탄복(7도), 약주 중에서는 산사춘S(7도), 막걸리 중에서는 느린마을 막걸리(6도) 등이다.

배상면주가 '산사원' 1층 출입구에서 관람료(2000원)를 내고 들어서면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긴 미니바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전통주 및 배상면주가의 다양한 술들을 맛볼 수 있다.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오는 28일까지만 겨울특선으로 선보이는 전통주들도 챙겨 먹어보는 것이 좋다. 술 지게미에 물과 설탕을 넣어 끓인 전통주 모주는 달콤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잠자기 전 마시면 좋다는 다양한 한약재로 빚어진 쌍화주도 있다. 한편에는 배상면주가에서 자체 개발한 안주들도 눈에 띈다. 빵 등을 찍어먹을 수 있는 쨈 형태의 베리 비네그레트, 술 지게미를 활용한 과자, 겨울에만 선보이는 대추술떡 등이다. 마음에 드는 술이나 안주는 구매도 가능하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 요리책, 약초재배법, 술과 관련된 고서들, 일제시대 술상표 및 세계의 술잔 등이 전시돼있다. 전시물들을 천천히 살피다보면 우리 민족이 오래 전부터 일상생활에서 가지각색의 술을 즐겨왔음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브라운관에서 익숙하게 봤던 이들이 눈에 띄어 반갑다. 이 계단 벽면에는 산사춘 역대 광고모델들인 김정은, 한고은, 한가인, 정려원, 이시영 등의 손 모형과 사인이 차례로 전시돼있다.

산사원의 하이라이트는 가양주 교실이다. 가양주는 '집에서 빚는 술'이라는 뜻이다. 최근 주류법이 완화돼 개인이 술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가양주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는 추세다. 일주일에 40~50명 정도가 박물관을 방문하는데 가양주 교실에는 3~4팀이 찾는다. 가양주 교실을 체험하고 싶다면 체험일 최소 1~2주 전 2인 이상 예약하면 된다. 4가지 프로그램(탁, 약주 빚기·과실주 빚기·세시주 빚기·건강주 빚기)이 있고 비용은 최소 3만~최대 4만5000원까지 든다. 가양주 교실에 참여하면 박물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기자는 약주 빚기에 도전해봤다. 준비물은 배상면주가에서 준비하고 빚는 방법은 산사원에서 술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이 알려준다. 이날 강의를 맡은 김병훈 선임연구원은 "'혹시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0명 중 99명은 성공한다"며 용기를 북돋워줬다. 술을 만드는 동안 술과 관련된 흥미로운 강의도 펼쳐진다.

약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쌀 1kg, 누룩 35g, 효모 5g, 물 2L, 용기 3.5L(유리항아리 또는 플라스틱용기) 등이 필요하다. 순서는 크게 △쌀 불려 술밥찌기 △찐 술밥 식힌 후 누룩과 섞기 △통에 누룩을 섞은 술밥을 넣고 물붓기 순이다. 만든 날로부터 7일간 하루에 한 번씩 섞어주면 윗부분에 노란 물이 뜨는데 그것이 약주다. 약주를 들어낸 후 들어낸 만큼 물을 붓고 믹서기에 갈아 체에 거르면 막걸리가 된다.

가양주 교실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박물관을 둘러보고 산사정원만 산책해도 재미가 쏠쏠하다. 산사정원은 세월랑(증류주 숙성 저장실), 부안당(누룩저장 보관실), 취선각(휴식 및 전망시설), 우곡루(전통술 전시 및 전망시설), 자성재(전통술 음식 문화 체험시설)까지 총 5곳으로 나뉜다.

세월랑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밭전자 모양이며 650L 항아리 500여개가 놓여있다. 여기서 산사춘 등이 만들어진다. 우곡루 옆에는 유상곡수가 있는데 마치 경주의 포석정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얼어붙었지만 날이 좋을 땐 이곳에서 흐르는 물에 잔을 띄울 수 있다. 우곡루 위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운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성재는 이전에는 숙박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전시 시설로만 남아있다.

이중 세월랑과 취선각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도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유재석, 이적, 정형돈, 정재형 등이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준비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방문했었고 아름다운 경치로 화제가 됐었다. 경치가 좋다보니 가을에는 산사정원에서 파티도 열린다. 보통 100명 정도 신청을 받으며 소정의 참가비만 내면 산사정원에서 '힐링'이 가능하다. 한편 배상면주가 산사원을 방문하려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에 위치해있으며 서울에서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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