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룰 변경 얘기 그만" 박지원 "선관위원장이 갑질"
입력 2015.02.05 14:53
수정 2015.02.05 15:06
을지로위원회 주최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 '여론조사 룰' 놓고 정면 충돌
새정치민주연합 2.8 전국대의원대회 ‘경선 룰’을 둘러싸고 신기남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과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5일 정면으로 충돌했다. 당 을지로위원회가 민생정책을 주제로 주최한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신 위원장이 ‘룰 변경’ 논란을 비판하자 박 후보가 이를 ‘갑(甲)질’로 표현하며 반발한 것.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문재인·이인영·박지원 당대표 후보(기호순)를 초청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이 사회를 맡았고, 은수미 의원과 김하늬 희망연대노동조합 공동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인태연 전국을(乙) 비상대책위원회 상임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언쟁은 신 위원장의 축사 과정에서 촉발됐다. 신 위원장은 당대표 후보들에게 건설적 경쟁을 당부하면서 “특히 다른 건 다 좋은데 룰을 변경했단 말은 안 나왔으면 좋겠다. 이건 어떤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정통성, 정당성, 신뢰, 명예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그 말만은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이것은 여론조사에 대한 당 시행세칙에 대한 유권해석을 선관위가 지도부에 상신한것이다. 그래서 지도부가 세칙의 설계자이자 의결자인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 위임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기존 룰을 변경했다, 이렇게 나가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준위는 지난 2일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 시 후보자별 득표율을 ‘지지후보 없음’을 제외하고 100% 환산하는 방법을 다수 의견으로 결정, 결과적으로 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신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박 후보 측이 전준위 등 당 집행부의 계파 편중성을 문제 삼고 있는 데 대한 나름의 항변이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의 발언은 역효과만 냈다. 축사 중 박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위원장이 먼저 룰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 “토론회 보러 왔다”며 격하게 항의했다.
이에 신 위원장도 “(당신들) 누구요. 선관위원장이 얘기하고 있다. 애써 원만한 경선을 유지하려는 선관위원장의 진심과 명예를 생각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전당대회가) 며칠 안 남았는데 잘 마무리해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선을 해주길 후보들에게 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된 뒤에는 박 후보가 신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나는 오늘만은 여러분 앞에서 이런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우리 선관위원장이 나와서 갑질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언론을 봐라. 아마 신기남, 박지원 또 충돌했다, 이렇게 (기사가) 날 것”이라며 “선관위원장이 왜 여기에 와서 그런 문제를 말하느냐. 그럴 시간이 있으면 기초단체장이, 국회의원이, 선관위 간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걸 단속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박 후보는 “엄연히 12월 29일 통과된 세칙이 있는데 없다? 시행하지 않았다? 7.30 재보선 때 (김포에서) 실시했는데 안 했다? 명예를 위해 말하지 말라?”라며 “선거 하루 전에 규정을 바꾸는 정당은 새정치연합밖에 없다. 불리하다고 원칙을 버려선 안 된다. 있는 걸 없다고 거짓말해서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후보는 마무리발언을 마친 뒤 다음 일정을 이유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 후보가 퇴장한 시점은 공교롭게 문 후보의 마무리발언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