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 해 WS 우승 영광.. ‘뉴’ 부시 스타디움
입력 2006.11.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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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MLB 구장방문기 (6)]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부시 스타디움(Busch Stadium)
메이저리그 2006시즌 마지막 경기가 된 세인트루이스-디트로이트의 월드시리즈 5차전이 열린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 ‘뉴’ 부시 스타디움을 찾았다.
작년까지 세인트루이스 홈구장이던 ‘올드’ 부시 스타디움은 82년 월드시리즈 우승, 98년 마크 맥과이어의 62호-70호 홈런 등 찬란했던 역사적인 순간을 간직한 채, 지난해를 끝으로 팬들의 가슴속에만 자리하고 있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 2006년 완공된 ‘뉴’ 부시 스타디움은 이제 세인트루이스의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첫 해에 ‘월드시리즈 우승’ 이라는 영원히 기억될 사건을 만들며 건립 첫 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부시 스타디움의 외부
부시 스타디움 매표소
이번 월드시리즈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 암표를 구하지 않고선 월드시리즈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본다는 것은 상상조차 힘든 일.
세인트루이스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는 월드시리즈 티켓을 사고팔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기도 했다. 실제로 부시 스타디움의 가장 싼 자리인 스탠딩 석(정규시즌 13달러)이 암표로 300달러를 호가하기도 했다.
3루 출입구 옆에 있는 스탠 뮤지얼 동상
스탠 뮤지얼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역사를 언급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뮤지얼은 세인트루이스에서만 22년간 활약하며 3번의 MVP(1943,1946,1948)와 무려 7번의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 카디널스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는 통산 타율 .331-475홈런-올스타 20회라는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1969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또 뮤지얼은 통산 3630개의 안타를 쳐냈다. 흥미로운 것은 홈과 원정에서 각각 같은 1815개의 안타를 때린 기록.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뮤지얼은 상대팀에 위협적인 존재로서 늘 경계대상 1호였다.
원정경기에 출전했을 때 상대팀 팬들은 ‘그 사람(The Man)이 또 왔어’라며 치를 떨기도 했다. 그때부터 스탠 뮤지얼은 ‘스탠 더 맨(Stan The Man)’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한편, 스탠 뮤지얼은 월드시리즈 5차전 시구자로 나섰고, 홈 관중들은 세인트루이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뜨거운 환호로 반겼다.
구장 바깥쪽에 홈 출입구와 3루 출입구 사이에 있는 벽돌 길.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이곳에는 세인트루이스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해 놓은 벽돌 프레임이 있다. 주변에는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이름과 메시지가 적혀있는 벽돌이 인상적이다.
여기에는 총 18,000개 이상의 벽돌이 있으며 벽돌의 색은 부시 스타디움의 외부 색깔과 같다고 전해진다. 야구장 주변에서 팬들의 흔적을 보여주면서 홈팬들의 사랑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날 열린 5차전은 원래 4차전 경기였으나, 우천으로 취소된 메이크업 경기였다. 이날도 오전부터 비가 내려 경기시작 전까지 내야전체는 방수 천으로 덮여있었다.
경기 전부터 그라운드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들로 붐볐다. 이날 그라운드에는 공식 중계를 맡은 FOX 스포츠뿐만 아니라 한국의 스포츠전문채널 Xports 중계진도 눈에 띄었다.
‘올드’ 부시 스타디움의 흔적도 있다(?)
‘뉴’ 부시 스타디움 좌측 펜스에는 세인트루이스의 영구 결번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영구 결번번호 ‘42’ 아래로 2명의 이름이 보인다. 이는 모든 메이저리그 30개 구장에서 볼 수 있는 재키 로빈슨과 2006시즌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스플리터의 달인’ 브루스 스터.
‘뉴’ 부시 스타디움의 좌익수 쪽 지점은 지난 85년 NLCS 5차전에서 오지 스미스가 역사적인 홈런을 친 ‘올드’ 부시 스타디움의 우익수지점이라고 한다. 당시 스미스가 홈런을 치자 경기를 중계하던 ‘명예의 전당’ 캐스터 잭 벅은 ‘Go Crazy! Folks Go Crazy!’를 외쳤다. 당시 스위치타자 스미스는 그날의 좌타석 홈런을 치기 전까지, 3000번 이상 좌타석에 들어서서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하고 있었다.
부시 스타디움의 전경
중간펜스까지 400피트, 좌측펜스(336피트)가 우측펜스(335피트)보다 1피트 더 길다. 좌측펜스 뒤엔 원정 팀의 불펜이 우측펜스 뒤엔 홈 팀 불펜이 있다. 특히 카디널스의 불펜내부엔 2002년 세상을 떠난 데릴 카일의 등번호 57번도 볼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2000년 이후 성적
2000- 95승 67패 (NL 중부지구 1위)
2001- 93승 69패 (NL 와일드카드)
2002- 97승 65패 (NL 중부지구 1위)
2003- 85승 77패 (NL 중부지구 3위)
2004- 105승 57패 (NL 중부지구 1위, NL 챔피언)
2005- 100승 62패 (NL 중부지구 1위)
2006- 83승 78패 (NL 중부지구 1위, 월드시리즈 우승)
부시 스타디움의 명물- 게이트웨이 아치(Gateway Arch)
구장에서 보이는 세인트루이스 다운타운과 세인트루이스의 명물 ‘게이트웨이 아치’.
이전 ‘올드’ 부시 스타디움에서는 구장 좌측 너머로 아치의 상단부분만이 보였지만, ‘뉴’ 부시 스타디움서는 아치가 더욱 잘 보여 장관을 연출한다. 세인트루이스의 상징인 이 아치를 최대한 잘 보이도록 하기위해 경기장은 북동쪽을 향하게 설계됐다.
2006 월드시리즈 우승!
우승이 확정된 순간의 부시 스타디움. 경기장에서는 꽃가루가 날리고 폭죽이 터지며 장내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82년 월드시리즈 이후, 정확히 24년만의 우승이다.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6 메이저리그. 내년에는 더욱 더 멋진 명승부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