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은 회장 "동부그룹 자산 과대평가 돼"
입력 2015.01.28 16:54
수정 2015.01.28 16:59
신년 기자간담회서 동부그룹 구조조정 산은 책임론 정면 반박
"일일이 다 반박할 근거는 있지만, 구조조정의 일반적 원칙인 기업의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산업은행 홍기택 회장이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제기한 '산은 책임론'에 이 같이 반박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은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장한 자산 가격은 시장의 평가가격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부건설의 채권자 구조가 은행 등 협약채권도 있지만 회사채나 상거래 채권, 일반 투자자 등 비협약 채권 비율이 높았다"며 "동부건설의 장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협약채권을 채권단이 대신 상환해주면서까지 (구조조정을) 하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부제철이 1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한 동부인천스틸의 경우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패키지 딜(동부인천스틸+동부발전당진)의 실패와 자산 헐값 매각, 억울하고도 가혹한 자율협약 등 온갖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으며 동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산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김 회장이)그렇게 말할 수 있다"며 "일일이 반박할 근거는 있지만 구조조정의 일반 원칙인 기업의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자산을 묶어서 판 이유는 인천공장의 경우 일각에선 중국계 회사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우리가 타진했을 때 매수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며 "패키지 딜은 동부 측과 협의해서 진행했고 동의도 받았다.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당진발전 주식 1200만주(60%)가 예상보다 낮은 210억원에 매각된데 대해서도 "지난 9월 동일한 규모의 주식을 삼탄에 2700억원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이후에 보니 예비송전선을 깔아야 한다는 문제가 생겨 삼탄이 포기한 것"이라며 "예비송전선을 까는데만 몇백억의 자금이 필요해서 당진발전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자금 지원 없다"
구조조정 중에 있는 금호아시아나 계열에 대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인수자금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금호산업 매각에 있어서 산은이 인수금융을 해주는 문제는 쉽지 않다"며 "특히 박 회장에게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57.5%의 매각을 진행중이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또한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 패키지 매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KDB대우증권과 KDB생명,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등 금융 자회사 매각은 국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며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 다른 금융 자회사와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산업은행 차원에서 아직 생각한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우증권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발전에 패키지 매각이 옳은지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3년 8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을 발표하면서 KDB생명, 자산운용, 캐피탈을 매각하겠다고 밝혀 산업은행은 지난해 두차례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