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고의성 없어도 징계 불가피…AG 메달 박탈 우려

지난해 7월 ‘네비도’ 주사제 투여 확인

병원 측 과실 주장에도 향후 전망 어두워

‘도핑 양성’ 반응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박태환이 징계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마린보이’ 박태환(26·인천시청)이 약물 양성반응으로 선수 생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태환 측은 병원 측 과실을 주장하며 고의성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규정상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악의 경우 선수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앞서 받은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10월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태환 측은 “한 병원에서 놓아준 주사 때문”이라며 “박태환은 수차례 주사에 금지약물 성분이 있지 않은지 물었고 문제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의료진을 상해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박태환이 지난해 7월말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제를 맞았다고 발표했다.

네비도는 남성 호르몬의 일종으로 갱년기 치료 등에 쓰이는 주사제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검찰은 이 주사제에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병원 측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의 과실이라고 하더라도 중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자격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선수의 과실이 없다 하더라도 (의료진 등의 과실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규정에 명시돼 있다”고 전했다.

규정에 따르면, 의사의 과실로 금지약물을 투여했다 하더라도 이를 예방할 의무는 선수에게 있다고 못 박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 박탈 가능성이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인 9월 초에 FINA의 도핑 테스트를 받은 만큼, 징계가 확정된다면 FINA 규정에 따라 메달 박탈을 피할 수 없다. FINA는 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의 경우 도핑 테스트를 위한 샘플 추출 시점 이후의 모든 메달, 상품, 랭킹 점수 등을 무효화한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해 통산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20개)을 따낸 한국 선수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