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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사라진 새정치련 비대위 '아침 회의 말고는...'

김지영 기자
입력 2015.01.24 10:22
수정 2015.01.24 10:26

빅3(정세균·박지원·문재인) 교체 후 지도부 역할 미미, 정당 지지도도 침체

"흥행 못하는 전당대회, 비대위라도 목소리 내면서 도와줘야 하는데..."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지도부로서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여 관계에서는 물론, 침체된 2.8 전국대의원대회 국면에서도 이렇다 할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는 비대위원들의 중량감이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18일 ‘빅3(정세균·박지원·문재인)’ 당권주자들의 사퇴로 공석이 된 비대위원에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을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 4선 이상의 중진이지만, 기존 비대위원들과 비교해 인지도와 당내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이다.

문제는 비대위 1기에서 박지원·문재인 의원의 역할을 대신할 인물이 비대위 2기에 없다는 점이다. 박 의원이 당내에서 가장 유능한 대여 공격수였다면, 문 의원의 역할은 이슈메이커에 가까웠다. 반면, 문 위원장을 비롯한 현 비대위원들은 치명적 단점이 없지만 뚜렷한 강점도 없는 ‘무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 당 지도부보다는 각 상임위원회 차원의 활동이 더 부각되고 있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위원회, 인천 어린이직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여성가족위원회, ‘13월의 세금폭탄’ 논란과 관련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그나마도 문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의 공식 일정이 아침 회의 정도에 불과해, 대여 공세나 입법 활동도 중심 없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비대위는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과 민정수석비서관 항명 사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파동 등을 둘러싼 대여 공세 과정에서도 별다른 소득을 얻어내지 못 했다.

이는 정당 지지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성인 25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p)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도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24.2%)와 12월 셋째 주(24.1%) 비대위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정체와 하락을 반복하다가 이달 둘째 주에는 21.2%로 떨어졌다.

한국갤럽 조사(성인 1000~1002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도는 지난해 12월 셋째 주(23.0%)부터 이주까지 6주 연속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0.5%p(리얼미터)~7.0%p(한국갤럽)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새정치연합은 야당으로서 반사이익도 누리지 못 한 것이다. 오히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40% 초반에서 유지돼, 새정치연합이 대여 공세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가장 답답한 쪽은 전당대회 후보들이다. 당 비대위가 전당대회 흥행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전당대회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대표 후보들은 각 이슈에 대한 ‘논평 정치’를 통해 그나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당대표 후보 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후보들이 나름대로 노력하고는 있지만, 비대위는 비대위대로 목소리를 내면서 좀 도와주고 해야 하는데 그조차 주목을 못 받는 것 같다”며 “당 지지율도 정체되고, 전당대회도 흥행하지 못하고, 진퇴양난 같다”고 토로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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