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이불’로 여성 살린 시민 영웅 신원 확인
입력 2015.01.13 10:29
수정 2015.01.13 10:35
세차장 시공 전문업체 사장...인근 공사장서 준공 준비하다 구조 동참

의정부 화재 당시 이불로 여성들을 받아낸 ‘시민 영웅’의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 10일 의정보 화재 당시 맨손으로 주민 구조를 도왔다는 한 시민의 사진이 퍼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1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 시민은 세차장 시공 전문업체 사장 60살 박모 씨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화재현장 인근 공사장에서 세차장 준공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맞은편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화염 사이에서 한 여성이 수건을 흔들며 “살려 달라”고 외치자 박 씨는 공사에 쓰이는 사다리를 메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박 씨는 즉시 오피스텔과 옆 철길 사이로 들어가 쌓여 있던 높이 2m 가량의 짐더미 앞에 사다리를 놓고 위로 올렸다.
박 씨는 사다리를 오피스텔 벽에 붙여 타고 올라 여성을 구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사다리는 여자가 있는 층까지 닿지 않았고 마침 짐 더미 위에 있던 이불 몇장을 집어 들었다.
주위에 있던 세 명의 남성이 함께 이불을 펼쳐 여성이 뛰어내리면 받도록 했다.
여성은 이불보로 만든 밧줄을 집 안 쪽에 고정시키고 다른 한 쪽을 아래로 내려 탈출을 시작했지만 이불보 길이가 길지 않자 남성들이 잡고 있던 이불로 뛰어내렸다.
이로 인해 여자는 허리를 살짝 삐끗했을 뿐 목숨을 건졌고 소방관 두 명이 짐 더미 위로 올라와 안전한 곳으로 여성을 옮겼다.
이어 박 씨는 아파트 위에서 또 다른 여자가 밧줄을 붙잡고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발이 짐 더미에 닿기 전 밧줄을 놓치고 추락했지만 박 씨를 비롯한 두 명이 맨손으로 여성을 받아냈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여성은 목숨을 구했고 뒤따라 탈출한 그녀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도 팔에 경미한 부상만을 입고 탈출에 성공했다.
한편 박 씨는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인터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