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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지지율 TK 텃밭-PK 목장서 50%대 붕괴 왜?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1.03 08:48
수정 2015.01.03 08:59

'TK 46% PK 38%'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지지층에도 영향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통적 텃밭이자 일명 ‘콘크리트’ 지지층이던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에서 모두 50%대 밑으로 붕괴됐다.(자료사진)ⓒ데일리안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표현되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기반에 균열이 생겼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에서 박 대통령의 50%대 지지율이 붕괴된 것. 오히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대구지역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되는 등 정치적 지역색이 옅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16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7.0%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4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경북에서 46.0%로 떨어졌고, 부산·울산·경남에서는 38.0%로 서울(39.0%)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대구·경북에서 46.0%, 부산·울산·경남에서 53.0%로 긍정적 평가를 웃돌았다.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9%p)에서도 경남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49.5%)가 긍정 평가(45.8%)를 앞질렀다.

여기에 대구방송(TBC)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대구·경북의 일반인 유권자 1800명과 여론주도층 262명 등 2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오히려 ‘대구·경북지역 차세대 리더’를 꼽는 설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부겸 전 의원이 11.3%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1위에 오르는 이변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균열을 넘어서서 정치적 지역색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영남권의 민심이 요동치는 데에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불거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기존 여당 지지층이 새누리당보다는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층에 가까워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선거지형의 변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2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정윤회 문건 유출 이후 분위기 자체가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며 “TK에서 지지율이 그렇게 하락했다는 것 역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지지층들도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냉정히 보면 TK는 ‘박근혜’이기 때문에 지지해준 것”이라며 “그나마 TK라고 와 닿고 살 비비려는 사람이 김부겸밖에 없으니까 이젠 김 전 의원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지지율은 여론조사에서만 가능할 뿐, 실제 투표 결과는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 전에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여론조사를 하면, 거기서 보통 ‘꼭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거의 15%를 빼고 본다. 모범답안 콤플렉스 때문”이라며 “지지율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이다. 지역구도 극복이 명분적으로는 맞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지지율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도 “아무리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도 투표하러 가면 안 찍는다. 1번을 찍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에서 TK 출신 차기 주자들이 마땅히 없기 때문에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세대별 격차는 현재까지 뚜렷했다.

대구방송 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23.3%에 불과했고, 30대는 31.9%였다. 40대도 46.1%에 그쳤다. 반면 50대는 59.2%, 60대 이상은 73.9%가 박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김 소장은 “60대 이상에서 깨지지 않는 이상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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