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싸운 크로캅! ´쉬어라!!´
입력 2006.10.2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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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캅 ´남제´출전 강행소식에 우려의 목소리 잇따라..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이 오는 12월31일 프라이드 최고의 축제 ‘남제’ 출전강행 의사를 밝히자, 격투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당초 크로캅은 왼발 수술 등으로 인해 올해 안에 링 복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지난 9월에 열린 ´무차별급 그랑프리´ 우승으로 주가를 한껏 올린 크로캅은 ´무적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를 상대할 유일한 맞수로 꼽힌다. 특유의 다이나믹한 파이팅 스타일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MMA 파이터이기도 하다. 또한 출중한 외모로 여성팬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의 인기는 더 폭발적이다. ‘프라이드FC는 몰라도 크로캅은 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마니아층과 대중적인 팬을 모두 흡수한 최고인기스타 가운데 하나다.
´도끼 살인마´ 반달레이 실바와 ´리얼 프로레슬러´ 조쉬 바넷(Josh Barnett)을 압도적인 파워로 무너뜨리며 ´무차별급 그랑프리´에서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효도르와의 ´제왕싸움‘에 팬들의 관심은 집중됐다. 그러나 이후 왼발 수술 문제로 금년 내 복귀가 사실상 어렵다는 예상이 나와 ’세계의 매치‘는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였다.
크로캅은 "수술자체는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곧 몸을 만들어 12월 31일 출전 하겠다“며 출전 강행의사를 천명했다. 그러나 효도르와의 대결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크로캅은 "출전은 가능하지만 최정상급 수준의 파이터와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해, 효도르와의 재대결은 올해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크로캅을 아끼는 수많은 격투 팬들은 ´수술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데 그렇게 강행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왼발에 물이 고여 있고 인대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크로캅이 무리할 경우 자칫 선수생명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짙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 크로캅은 프라이드의 어떤 선수보다도 무리한 강행군을 펼쳐왔다. K-1과 프라이드 사이에서의 어색한 동거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프라이드에 집중, 2003년 6월 이후 총 21회의 매치를 치렀으며 그랑프리는 물론 각 넘버시리즈까지 꼬박꼬박 출전해왔다.
단순 비교의 접근방식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라이벌급의 효도르-안토니오 호드리고-노게이라는 비슷한 기간에 각각 12전을 치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크로캅은 그야말로 ‘살인일정’을 소화했다.
이런 강행군의 배경에는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지적한대로 ‘2004 헤비급 그랑프리’에서 해머하우스의 ´리얼동킹콩´ 케빈 랜들맨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 효도르와의 대결이 무산되는 등 중요한 순간에 미끄러진 불운이 영향을 끼친 부분도 분명 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분명 무리한 일정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프라이드 주최 측도 크로캅을 ‘흥행 보증수표’로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크로캅이 매개가 되어 프라이드를 알게 됐다는 한 팬은 “K-1 시절부터 항상 정상의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겨 팬으로서도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지만, 체력의 한계를 체감하면서 매 대회 개근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를 자주 보는 것도 좋지만, 링 위에 있는 그를 오랫동안 보는 것에 더 간절함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바단 격투기뿐만 아니라 여타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위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크로캅은 현대 격투사에서 분명 큰 족적을 남길 위대한 파이터라는 것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페이스 조절 없이 계속해서 무리하게 링에 오른다는 것을 팬들은 바라지 않고 있다.
´챔피언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도 있다. 실력과 투지 외에 성숙된 마인드와 링 밖에서의 수 싸움, 심지어 운까지 따라야 하는 것이 챔피언의 자리다. 무패를 자랑하는 챔피언 효도르의 일면에는 강력함 못지않게 오랫동안 상대를 분석하고 자신의 몸을 추스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팬들은 ´불꽃 하이킥´이 오랫동안 링 위에서 타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데일리안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