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숙적' 쿠바 대한 미국의 봉쇄정책 실패 인정
입력 2014.12.18 14:35
수정 2014.12.18 14:44
오바마 성명 통해 쿠바와 관계 정상화 선언…아바나에 대사관 재개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은 쿠바와의 관계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실질적으로 쿠바와 국교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국은 1961년 1월부터 쿠바에 대해 봉쇄정책을 실시해왔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봉쇄 정책은 중남지역과 전세계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미국이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즉각 쿠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라고 지시했으며 쿠바의 테러후원국 해제 또한 검토하도록 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봉쇄정책을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 하에 수개월 내에 쿠바 수도인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양국 정부의 고위급 교류와 방문을 담당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쿠바 정부는 4년 째 수감하고 있던 미국개발원조청(USAID) 계약직원 앨런 그로스를 석방해 미국 자택으로 귀가조치 했다.
쿠바에 대한 봉쇄정책이 완화되면서 쿠바 여행과 송금에 대한 규제 또한 대폭 개정될 예정이다.
규제가 개정되면 가족 방문이나 공무출장, 취재, 전문 연구, 교육, 종교, 인도적 지원 등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12개 분야에서 출입국 허가증을 받은 미국인은 쿠바를 방문할 수 있고 기부성 송금한도도 인상된다.
하지만 기업과 민간 분야의 여향은 당분간 규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기관들은 쿠바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 통신사업자들은 쿠바에서 상업용 정보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시설을 갖추도록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