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조현아, 대한항공만 심각성 몰라"…백지연 일침
입력 2014.12.10 20:01
수정 2014.12.10 20:57
여론 흐름 파악하지 못한 한 발 늦은 대응으로 조현아와 대한항공 모두에 손해
‘땅콩리턴 조현아’ 사태에 대해 매번 ‘덮기’에 급급한 대한항공의 행태에 방송인 백지연이 일침을 가했다.
백지연은 1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거의 모든 식탁 위 대화에는 ‘땅콩리턴’과 조현아씨 이름이 올라온 것 같던데, 대한항공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는 듯”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조현아 부사장은 사표를 내고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땅콩리턴 조현아’는 여전히 주요 포털사이트의 상위 검색어에 랭크되며 네티즌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증명해줬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문제의 ‘땅콩리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대한항공이 취한 태도는 매번 한 발 늦었고, 여론의 흐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 보도로 조현아 부사장의 기행이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된 시점은 8일 오전부터였으나 이날 하루 종일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다 저녁 늦게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나마 발표한 ‘사과문’이라는 것도 사태를 진화시키지는 못할망정 국민들의 분노에 더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
‘조 부사장의 행동은 정당한 지시였고, 모든 잘못은 사무장에게 있다’는 식으로 조현아 부사장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최악의 ‘홍보 에러’를 저질렀다.
소비자들의 평판에 큰 영향을 받는 업종 특성상 사과문은 여론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데 초점을 맞췄어야 하지만, 조 부사장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는 데 사과문의 대부분을 할애하며 대한항공 조직 자체가 오너 일가의 사조직처럼 운영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9일에는 조 부사장의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귀국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보직해임을 결정하며 사태 진화를 모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론은 ‘부사장 자리를 유지하며 보직만 해임하는 게 조현아 부사장을 보호하기 위한 대한항공의 꼼수’라며, ‘땅콩리턴 논란이 잠잠해지면 다시 복귀하려는 포석’이라는 쪽으로 흘렀다.
결국 10일 조현아 부사장은 조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는 계속 유지함에 따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조현아 부사장이 여전히 직접 사과를 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차라리 ‘땅콩리턴’ 처음 발생했을 때 조현아 부사장이 사과하고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의 해임을 결정했다면 사태는 조기에 진화됐을 수도 있다. 오히려 ‘그런 일로 해임까지 하느냐’며 동정 여론이 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 부사장 하나를 보호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방패 역할을 하며 버티다 결국 조 부사장도 지키지 못하고 회사는 치명타를 입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도 ‘땅콩리턴 조현아’ 사건이 보도되며 전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됐고, 이에 따른 기업 이미지 실추로 대한항공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치명적 손실을 안게 됐다.
여론 악화로 국토교통부까지 조사에 나서며 행정적 제재조치를 당할 가능성도 높다.
기업 조직이 회사를 아닌 오너 개인을 위해 움직인 행태가 낳은 치명적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