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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박 대통령, 청와대 문건을 진돗개가 만들었나"

김지영 기자
입력 2014.12.08 10:45
수정 2014.12.08 14:06

"문건작성도 유출도 청와대에서 이뤄져, 국민에게 죄송하다 말해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에서 “청와대에 실세가 없으니까 진돗개가 실세라는 얘기가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문건도 청와대에서 만들었고, 유출도 청와대에서 했는데, 이걸 진돗개가 만들었느냐”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의혹의 중심에 있는 비서관 세 사람, 문고리 권력에 대해서 15년간 우직하게 일만한 직원일 뿐이다, 실세는 없다, (실세가 있다면 자신이 키우는) 진돗개다, 이게 과연 대통령이 현재의 정국을 보는 시각이 옳은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했으면 대통령 스스로도 말을 하지 않고,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고 지켜보는 게 좋다”며 “그리고 어떻게 됐든 실세 암투도, 청와대에서 문건 작성도, 청와대에서 문건유출도, 청와대에서 이뤄졌다고 하면 국민에게 좀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원칙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어 “(검찰 수사를 국민이) 믿을 수 있게 하려면 대통령이 그런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아야 한다”면서 “아니 실세가 엄연히 있는데 진돗개라고 하면 검찰이 진돗개를 수사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당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대통령이 1차, 2차 양쪽 다 사실무근으로, 루머 수준으로 단정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일종의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측면이라는 점에서 현실 인식이 잘못돼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문건의 작성 시점은 올해 1월 6일이고, 유출로 보이는 시점은 4월 내지는 5월이다. 아마 양쪽의 작성과 유출의 의도가 다를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는 작성자, 즉 조웅천, 박관천 라인이 유출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게 단정해서 수사를 하면 낭패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당 차원에서 정윤회 씨와 비서관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을 검찰에 고발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었고, 검찰이 마치 유출 경위를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미리 예단한 것처럼 수사가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우리가 고발, 수사 의뢰한 이상 우리 진상조사단 변호사들도 검찰이 소환해 고발인 조사를 해야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웅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경정, 문제의 십상시 문건에 등장하는 관계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그렇게) 조사를 하게 되면 쟁점이 모아지고, (검찰이) 쟁점을 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나는 판단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설사 결론은 장담하기 어렵지만, 수사는 해야 될 상황으로 검찰이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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