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 계열사 인수…한진그룹 제치고 재계서열 9위
입력 2014.11.26 10:28
수정 2014.11.26 16:54
삼성테크윈·종합화학 등 삼성 4개사 1조9천억에 인수
방산·석유화학업계 국내 1위로 단숨에 '껑충'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26일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테크윈 지분 포함 81%, 자사주 제외) 등을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인수하는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등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삼성테크윈 지분 8400억에 인수…삼성종합화학 1조600억에 인수
이에따라 삼성그룹 측이 보유한 삼성테크윈의 지분 전량인 32.4%를 ㈜한화가 8400억원에 인수하며,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57.6%(자사주 제외)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1조 600억원에 인수한다. 옵션으로 추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
인수대금은 내년 상반기 내에 인수 가격 정산 후 거래를 종료할 예정으로, 인수대금 분납으로 재무적 부담을 줄였다. 삼성테크윈은 거래가 종결되는 시점에서 인수대금 50%를 지급한뒤 나머지 50%는 최종인수시점에서 지급키로 했고, 삼성종합화학은 4년에 걸쳐 3분의 1씩 총 3회에 걸쳐 분납키로 했다.
한화그룹은 이번에 인수하는 회사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할 뿐만 아니라 삼성의 문화와 한화그룹의 문화를 융합시켜, 그룹의 미래 사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자양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상장회사인 삼성테크윈의 지분 32.4%를 확보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 지분 50%도 갖고 있어, 한화그룹은 삼성탈레스의 공동경영권도 보유하게 된다. 또한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10%도 확보하게 됐다.
삼성테크윈은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23.4%(자사주 제외)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번에 인수하는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와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의 지분까지 합하게 되면,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총 81%(자사주 제외)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또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의 지분 50%도 보유하고 있어, 한화그룹은 삼성토탈의 공동경영권도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가해 국내 방위사업 분야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또한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가 18조 원에 이르러, 석유화학산업에서도 국내 1위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60여 년 한화그룹의 역사 동안 줄곧 그룹 성장의 모태가 돼 온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대규모로 격상시켰다.
아울러 삼성의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를 인수함으로써 자산 규모도 기존 37조원에서 50조원대로 늘어나게 되면서 한진그룹(39조원)을 제치고 재계서열 10위에서 9위로 한단계 올라서게 됐다.
◇석유화학사업 ‘규모의 경제’ …방산사업 ‘시너지효과’ 기대
이번 ‘빅딜’이 성사된 것은 한화그룹의 제안을 삼성측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한화그룹은 이번 빅딜을 성사시킴으로써 그동안 방위사업과 유화사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선택과 전략’에 기반한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일단락했고,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비핵심 사업을 털어내고 석유화학과 태양광, 첨단소재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활발한 사업구조 변경을 추진해온 한화는 삼성의 화학·방산 계열사들을 넘겨받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한화는 인수 규모만 2조원에 달하는 이번 거래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에서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방산사업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는 당초 삼성테크윈의 방산사업 영역에 관심을 갖고 삼성측에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를 통해 탄약, 유도무기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던 한화그룹은 미래 무기체계가 전자장비화하는 것에 대비, 삼성테크윈에 눈독을 들였다.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전투기 및 헬기 엔진, 로봇 분야의 역량을 가져와 시너지 효과를 통해 방산사업의 영역을 크게 늘리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삼성테크윈은 그동안 육군에 배치된 K9자주포와 경공격기인 FA-50용 엔진, KUH(한국형 헬기) 사업용 T700엔진 제작 등의 사업을 벌여왔다. 삼성테크윈이 50% 지분을 가진 자회사인 삼성탈레스는 열영상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방산물자를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삼성테크윈이 삼성종합화학의 지분을 22.7%를 갖고 있는 등 지분구조가 삼성의 석유화학 사업들과 얽혀있다는 점 때문에 난관에 봉착했다. ㈜한화의 체력만으로는 이들 전부를 인수하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글로벌 입지 구축을 위해 다국적 화학업체의 사업부문 등 인수를 검토해왔던 한화케미칼 등에 방향을 돌려 삼성 석유화학 사업도 함께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타진했다.
한화케미칼 등도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자 거래 대상은 결국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계열사 전부로 확대됐다.
인수 주체도 삼성테크윈과 자회사인 삼성탈레스 등 방산 계열사는 한화의 지주사인 ㈜한화가 인수하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기업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 인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한화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의 인수를 통해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의 강점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함께 인수함으로써 충남 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스티렌모노머, 파라자일렌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아울러 이번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에 대한 경영권 승계의 밑그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실장은 그동안 김승연 회장의 부재속에서 그룹이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있던 태양광사업을 주도해왔다. 특히 이번 거래가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거래 성사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