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분통 가운데 손흥민으로 흥분·위안
입력 2014.11.19 09:18
수정 2014.11.19 09:22
아쉬운 주심 판정과 이란 원정 또 져..답답하고 분통
한 번의 슈팅으로도 상대 간담 서늘케..손흥민으로 위안
한국축구가 지긋지긋한 이란 악몽과 테헤란 징크스 털기에 실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패배였다.
후반 37분 사르디즈 아즈문이 골을 넣는 과정에서 GK 김진현을 거칠게 미는 플레이가 있었다. 주심이 골키퍼 차징으로 보고 노골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득점으로 인정했다. 이후 ‘침대축구’를 넘지 못하고 졌다.
오심 논란을 일으킨 실점도 뼈아팠지만, 이번에도 이란을 상대로 시원하게 골문을 가르지 못한 공격력이 더 아쉬웠다. 그나마 손흥민의 시원시원한 활약을 볼 수 있던 것이 팬들에게는 유일한 위안이다.
손흥민은 현재 슈틸리케호에서 공격에 관한 가장 믿을만한 카드다.
개인기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혼자 힘으로도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는 사실상 손흥민 뿐이다. 과거 박지성이나 안정환이 그러했듯, 손흥민 역시 문전 근처에서 공을 잡는 것만으로 상대수비를 긴장케 하는 위력이 있었다.
손흥민은 대표팀 소집 이후 가벼운 허벅지 부상으로 요르단전에서는 후반 교체 출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표팀은 손흥민의 교체 투입 이후 공격 템포가 눈에 띄게 살아났다.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이란전에서는 왼쪽 측면 날개로 풀타임 소화했다.
이근호-박주영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대체로 부진했던 가운데 손흥민이 사실상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이청용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며 이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기세를 탄 손흥민은 23분과 39분에도 연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이란의 문전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손흥민이 전반 시도한 4개 슈팅 중 3개가 유효슈팅이다.
손흥민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두꺼운 수비벽을 세운 이란을 상대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가며 수비수들을 끌어들여 공간을 여는데 주력했다. 이근호-이청용과 콤비를 이뤄 펼친 몇 차례 침투플레이는 비록 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는 돌파와 끝까지 볼에 대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의 공격도 그만큼 활력을 잃어갔다. 오히려 공수 간격이 무너지며 이란에게 계소 역습을 허용하더니 후반 37분 아즈문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면서 악몽 같은 이란 원정 징크스를 되풀이했다.
손흥민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손흥민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안과 그를 대체할 플랜B 부재는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