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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철한다'는 혁신위에 홍준표 "의원이 일용직이냐"

문대현 기자
입력 2014.11.12 22:39
수정 2014.11.12 22:47

혁신위 첫 참석한 홍준표 “김문수, 김무성과 잘 지내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2일 국회를 방문해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위)가 12일 오후 새누리당사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의원총회에서 나온 당내의 쓴소리를 곱씹었다. 참석한 대부분의 위원들은 ‘혁신안을 소신 있게 밀어붙이자’라고 주장했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혁신의 대상부터 잘못 됐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전날 ‘새누리당 혁신 의총’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다양한 안들을 공개하며 그간 활동을 당내 의원들에게 보고했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김문수 위원장은 부정적이었던 의총 결과를 염두에 두고 “여러 의원들의 비판에 여러가지로 심란한 점도 있을 것”이라면서 “혁신안이 모두 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작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판과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뿐 아니라 모든 의원들이 현재 상태로는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이 없다”면서 “뭔가를 고치기 위해서 우리 위원들이 만들어서 해보자는 게 혁신위고 그간 비교적 국민의 마음을 살피려고 노력한다는 정도는 우리가 해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의원들이 보기에는 ‘우리의 특권을 일방적으로 이야기도 없이 혁신위에서 논의하고 뒤늦게 보고 하느냐’는 의견”이라며 “상당한 비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제 투표나 의결을 한 것이 아니기에 부정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대다수의 다른 위원들도 날카로웠던 의총 결과에 상관없이 혁신안을 밀어붙이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뜻을 함께했다. 오히려 전날의 의총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김용태 위원은 “의총 초반과 중반에 의원들의 성토가 많이 나왔지만 후반부에 들어 의원들이 혁신위가 제출한 안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나름 이해하는 분위기가 넓게 퍼졌다”면서 “나는 혁신의총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의원들의 비판은 9개의 혁신안들 하나하나가 아니고 전반적인 혁신위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였다”면서 “이점에 대해서 나름대로 비판을 수용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 어제 의총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민병주 위원 역시 “어떤 내용을 말한다 해도 의총에서의 토론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 자체 혁신”이라며 “이 과정 자체가 앞으로 혁신을 계속 해나감에 있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보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 위원은 “반대가 있다고 해서 혁신이 잘못됐다고 생각 안하고 더 많은 반대와 토론이 거듭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어제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서용교 위원도 “이제 첫 발을 뗀 것이고 우리가 처음에 말했던 실천하는 혁신이 현실화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제 의총을 목적대로 잘 진행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서 위원은 이어 “애초에 각오를 했듯이 길고긴 과정에서 우리는 호흡을 길게 해 진격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의총 후 더욱더 의지가 되살아났다”고 덧붙였다.

비혁신위원 중 유일하게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세연 의원 또한 “혁신대상이나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부분보다는 활동자체를 불신당하는 이런 평가를 접하고서 애써 피하는 것이 혁신의 자세인건가”라며 “과감한 결단을 하더라도 반드시 원안대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무노동 무임금? 국회의원이 일용직 노동자냐”

의총의 결과를 좀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주장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당내 여론에 굴하지 말고 혁신을 계속해서 추진하자는 위원들의 긍정적인 분위기는 홍 지사에 의해 깨졌다.

혁신위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홍 지사는 이날 처음으로 혁신위 회의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은 지난 2006년 한나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올라 성공적으로 혁신을 해낸 경험이 있는 홍 지사에게 긍정적인 조언을 기대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홍 지사는 “혁신 대상을 국회의원으로 삼은 것은 우리 김 위원장이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조금 미스가 있었다”며 “혁신안을 의원들에게 인정받아야 하는데 의원들에게 제일 먼저 칼을 댄 것은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의 특권은 헌법이 준 건데 그 특권을 열심히 일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 사용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길을 열어두는 것이 맞다”면서 “무조건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을 일당 개념으로 수당을 받는 일용직 노동자로 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무노동 무임금’안에 대해서도 “일을 안 하는 의원은 그 다음에 공천을 안주고 낙선시키면 된다”면서 “출석 안했으니까 얼마를 빼겠다고 하는 것은 째째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 지사는 또 최근 보도되고 있는 김 위원장과 김무성 대표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서도 “위원장은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속에 있는 것을 다 삭혀야한다”면서 “김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하고 각을 세우면 될 것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다른 혁신위원들은 ‘김 위원장은 김 대표와 각 세운 적이 없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지만 홍 지사는 “김 위원장은 김 대표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은 하지말고 목적 달성 할 때까지 제대로 갔으면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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