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극좌·극우 극복안되면 대한민국 못 일어서"
입력 2014.11.11 09:52
수정 2014.11.11 10:02
출판기념회 "미국은 우리편, 중국은 우리편 이렇게 멋대로 생각하면 안돼"
김지하 시인이 자신의 생애 첫 출판기념회에서 극단으로 치우친 이념 갈등을 극복하고 통일을 위한 공부를 해야 대한민국의 발전과 통일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하 시인은 11일 수운회관에서 열린 ‘수왕사’, ‘초미’, ‘아우라지 미학의 길’ 등 3권의 출판기념회에서 “극좌와 극우가 극복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일어설 수 없다”면서 “‘통일대박’은 시간이 없다. 공부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수운 선생 시에 ‘남신원만북하회’라고 돼 있다. 남쪽 샛별이 원만해 북쪽의 강물을 바꾼다는 의미다”라면서 “남쪽에서 통일·혁명·개혁의 샛별이 떠도 중조선의 원만을 획득해야 북쪽의 강물방향, 즉 문명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시인은 “북한이 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공산주의인데 3대에 걸친 전제군주제를 하고, 300만명을 굶어 죽었는데 누구는 ‘꼬냑’을 마셨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의 세습 정권을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김 시인은 세계 국제정세 속에서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해야 국가가 도약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항상 미국은 우리편,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잘 아니까 우리편. 이렇게 멋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우리가 주인이므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출판기념회 축사를 통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해 온 김 시인에게 “김지하 선생께서는 오래전부터 여자가 주도권 잡는 여성시대가 온다고 강조했는데 평소 사모님을 대장님이라 부르며 사모님 결정을 따르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저도 여성 대통령에게 잡혀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험적으로 볼 때 여성의 말을 들으면 탈 날 것이 없다”면서 “김지하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에게 도전하는 것은 우주 순환법칙에 거스르는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 남성은 조연의 자리에서 여성들을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호 KBS이사장은 평생 올곧은 모습을 보였던 김 시인의 모습을 본받아 KBS를 이끌 것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이 이사장은 “김지하 시인의 말씀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보여도 한결같이 우리 마음속을 파고들었다”면서 “하지만 KBS는 많은 잡음을 만들어 우리 귀에 왕왕거리게 하는 주범중의 하나였다. 내가 이사장이 된 것은 이것을 반성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KBS라는 기관을 김지하 시인처럼 소리를 내서 국민의 눈과 귀와 목소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한다”면서 “김 시인께서도 항상 모든 잡음을 뚫고 들려오는 낭랑한 목소리를 들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시인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여성의 리더십을 다룬 ‘수왕사’, 우리민족의 고대 경전인 ‘천부경’을 다룬 ‘초미’, 여성권력의 모자란 측면과 남성들이 보조적 역할을 문제삼은 ‘아우라지 미학의 길’ 등 세권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