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타결]최대 수출시장 '9.7% 관세장벽' 무너진다
입력 2014.11.10 12:21
수정 2014.11.10 16:21
국내 기업 수출경쟁력 제고…중국 자본 투자유치 확대 기대
10일 한중-FTA가 타결되며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도 활로를 얻게 됐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관세장벽이 낮아지면서 수출 증가 효과가 기대되며, 중국 자본의 투자유치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인 13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구대국이자 국내총생산(GDP) 2위의 경제대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9조2403억달러로, 미국(16조8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단일국가로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의 26%, 수입액의 16%가 중국을 상대로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평균 9.7%의 높은 수입 관세를 부담해 왔다. 중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다른 주요 시장인 미국(3.5%)이나 EU(5.6%)보다 월등히 높다.
이번 한중-FTA 타결의 가장 큰 의미는 중국의 높은 관세장벽을 낮췄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한중-FTA가 발효되면 수입 관세가 품목별로 철폐되거나 인하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거나 마진을 확대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설문조사 결과 회원사 1212개사 가운데 70%가 한중FTA 타결로 중국시장 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대중 수출업체의 55.2%는 한중 FTA로 대중 수출이 늘어나고 연간 증가폭은 올해 대비 평균 22.73%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대중 수입업체의 61.1%는 FTA로 대중 수입이 늘어나며 연간 증가폭은 올해 대비 평균 24.81%일 것으로 내다봤다.
FTA 발효시 교역 상대국에 대한 투자규제도 완화되는 만큼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對)한국 투자액은 4억8000만달러로, 중국 전체 해외 투자액(902억달러)의 0.53%에 불과했다.
특히 부품 소재, 의료·바이오 등 한국이 기술 우위 보유한 분야나 문화 콘텐츠, 패션, 화장품, 식품 등 한류와 연관된 분야에서 중국 자본이나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설문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51.4%)이 FTA를 계기로 중국 기업 및 제3국 기업으로부터의 대한국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 이번 중국과의 FTA 체결로 세계 3개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됐다. 유럽연합(EU)과의 FTA는 2011년 7월 발효됐고, 미국과의 FTA는 2012년 3월 발효됐다.
또,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FTA 발효 상대국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인 ‘경제영토’는 73%로 칠레(78.2%)에 이어 세계 2위를 점하게 됐다. 이는 한중-FTA 체결 전 61%에서 무려 12%포인트나 확대된 수치다.
우리 기업들은 GDP 기준으로 설정한 전세계 시장의 73%에서 무관세 혹은 저관세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그동안 FTA 협상 타결 선언에서 공식 서명과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발효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중-FTA의 효과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호주와의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올해 4월 공식서명까지 마쳤지만, 올해 중 국회 비준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소위와 외통위 전체회의 의결, 국회 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캐나다의 FTA 협상 역시 올해 3월 타결하고, 9월에는 공식서명까지 끝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