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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3조2000억원대 수출사기… 박홍석 대표 구속

남궁민관 기자
입력 2014.10.31 20:11
수정 2014.10.31 23:58

모뉴엘 지난 6년간 제품 수출가 고가로 속여 허위수출

허위 수출채권으로 사기대출, 이중 446억원 해외로 빼돌리기도

박홍석 모뉴엘 대표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데일리안 남궁민관 기자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업계에 충격과 의혹을 던졌던 모뉴엘이 지난 6년간 총 3조2000억원의 수출을 날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446억원의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31일 관세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 등 모뉴엘 임직원들이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3330차례에 걸쳐 홈씨어터(HT) PC 120만대를 3조2000억원 상당의 정상제품인 양 허위수출하고 446억원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을 포착한 관세청은 박 대표 등 3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함께 가담한 모뉴엘 자금팀장 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8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30일 박씨 등을 구속했다.

박씨 등 3명은 지난 2007년 HT PC의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난을 겪자 사기대출을 받기 위해 제품의 수출가격과 실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당 8000~2만원에 불과한 HT PC 수출 가격을 120배인 약 2350달러(약 250만원)로 부풀려 허위 수출판매를 한뒤 은행에 허위 수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해 사기대출을 받았다. 이후 150∼180일의 대출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 수출입을 반복해 대출금액을 갚는 수법을 썼다.

이와 함께 홍콩에 100만달러(약 10억5000만원)를 투입해 창고와 위장조립공장을 마련하고 실물 이동 없이 허위 수출입을 반복하기도 했다.

서울본부세관은 "홍콩에서 허위의 내륙 운송장을 만들어 이를 은행에 제출하는 등 허위 매출의 76%를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망을 최대한 피하는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법으로 모뉴엘이 지난 6년간 외환은행 등 국내 10여개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총 3조2000억원에 이르며 현재 이중 6745억원을 미상환한 상태다.

또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도 2012년 3월 중순부터 지난 6월 중순까지 76차례에 걸쳐 홍콩에서 이런 허위수출로 미화 8천800만달러(약 927억7000만원)를 위장수출한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잘칸테크는 모뉴엘 박 대표의 동생인 박민석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박씨는 사기 대출을 받은 자금 중 446억원을 해외로 빼돌리기까지 했다. 이 중 239억원은 브로커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개인용 주택구입에도 1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자금을 세탁한 후 비자금 120억원을 조성해 국내로 들여왔으며 이 중 40억원은 국내외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으로, 제주도 개인별장 구매에 16억원, 부인 명의의 커피숍 마련에 16억원, 연예기획사 투자에 20억원 등을 사용했다.

서울세관 측은 "허위수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망을 피했고 홍콩에 위장조립공장을 만들어 회계감사나 은행의 실사에 대비해 일련의 범죄가 장기간 적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은 사건을 마무리 짓고 다음주 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하면 박씨의 배임, 횡령, 뇌물수수 등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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