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소트니코바, 11월 GP 제대로 치를까
입력 2014.10.29 14:03
수정 2014.10.29 14:17
소치 올림픽 이후 긴 공백기 뒤 11월 그랑프리 출격
부상 잦고 공백기 있었던 김연아 관록으로 극복
소트니코바와 김연아의 결정적인 차이는 관록이다. ⓒ 연합뉴스
‘224.59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달성한 점수다.
신 채점제 도입 후 역대 두 번째 높은 점수다. 1위는 김연아(24·은퇴)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받은 228.56이다.
스포츠는 숫자와의 싸움이다. 기존의 숫자를 넘기 위해 수 많은 선수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경신은 쉽지 않다. 특히, 피겨스케이팅은 선수생활이 짧고 실수가 많아 자신의 최고기록을 재차 뛰어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올림픽 챔피언’ 소트니코바도 현역 은퇴할 때까지 224.59점 굴레에 갇힐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224.59점은 최적의 환경에서 달성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각에서 “과도한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림픽 이후 소트니코바 행보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동료 리프니츠카야(16)가 곧바로 세계선수권에 나선 것과 달리, 소트니코바는 긴 휴식을 취했다. 팬들의 높아진 기대는 과중한 부담으로 돌아왔다.
러시아 복수의 언론은 소트니코바와 하루가 멀다고 인터뷰하고 있다. 현역 선수가 경기 소식이 아닌, 방송 출연, 여행, 일상이 자주 소개된다면 좋을 게 없다. 아직 ‘18살’에 불과한 소트니코바는 인터뷰 기술이 미숙하다. 속마음을 드러내며 몸과 마음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7월 러시아 국영 통신사 ‘R-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도 “팬들은 내가 올림픽 이후 피겨에 대한 열정이 식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여전히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트니코바는 현재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올림픽 이후 소트니코바의 첫 시험대는 2014-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다. 다음달 14일 그랑프리 in 모스크바 4차에 출전한다. 이어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6차에도 나선다.
실전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트니코바는 김연아가 아니다. 재능을 떠나 관록의 차이다.
김연아는 현역기간 고질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렸고 훈련을 못 할 때도 잦았다. 실전감각에 문제가 생겼고 김연아는 자신만의 노하우로 극복했다. 몸은 쉬더라도 ‘마음’은 쉬지 않았다. 그런 경험이 쌓여 지난 2012년 1년 8개월 만의 복귀 무대인 독일 NRW 트로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단박에 실전감각이 돌아온 김연아는 2013 세계선수권에도 출전, 레미제라블 여주인공이 돼 열연을 펼쳤다. 전광판엔 다시 한 번 경이적인 숫자 218.31점(쇼트 69.97+프리 148.34)이 찍혔다.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자신의 역대 두 번째 높은 점수다.
경기 후 외신은 “채점단의 판정이 후하지 못했다”며 “김연아의 레미제라블은 기술과 예술 모두 밴쿠버 올림픽을 능가했다”고 극찬했다. 김연아가 ‘숫자 굴레’를 초월한 불멸의 피겨 퀸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처럼 경험이 쌓인 관록의 김연아에게 1년 8개월 공백기는 큰 문제가 되지 못했다.
반면 18살 소트니코바는 다르다. 피겨를 시작한 이후 이처럼 많이 쉰 적은 없다. 소치 올림픽이 끝난 후 무려 9개월 동안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실전감각 우려는 지난 7월 감지됐다.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더 아이스 2014’ 행사에서 소트니코바는 엉덩방아 찧는 등 실수의 연속이었다.
소치올림픽 이후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소트니코바, 내달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실전감각을 되찾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