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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야구’ 김성근IN 선동열OUT, 롯데 용단은?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0.26 10:19 수정 2014.10.26 10:22

팬들 요구로 인해 김성근 선임, 선동열 사퇴 결과

차기 감독 오리무중인 롯데 선택에 관심 집중

팬심 야구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롯데의 결정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SK/롯데/KIA

야구팬들의 간절한 바람이 절대적 권력을 지닌 프런트마저 움직이고 말았다.

한화 이글스는 25일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 감독을 제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비난의 도마 위에 올라있던 선동열 감독은 끝내 KIA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모두 팬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먼저 한화는 차기 감독 후보로 김성근 감독 대신 내부 인사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결단력과 수뇌부의 재검토로 사령탑 선임의 향방이 바뀌었고, 전격 ‘야신’을 품게 이르렀다. 한화의 마음이 움직인 이유는 이른바 ‘보살’로 불리는 한화팬들이 발 벗고 나선 덕분이었다.

KIA 역시 팬들에 의해 감독의 역사가 바뀌었다. 당초 KIA는 지난 3년간 실패했던 선동열 감독을 재신임하기로 결정,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팬들이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군입대한 안치홍을 둘러싼 ‘임의탈퇴’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고, 궁지에 몰린 선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고 말았다. 재계약한 감독이 불과 일주일 만에 사직서를 내민 초유의 일이었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 등 현장 지도자의 인사권은 프런트, 그리고 구단 수뇌부가 단단히 쥐고 있었다. 팬들의 외침은 강 건너 외침에 불과했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졌고 구단 측이 그릇된 판단을 할 때마다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그만큼 커졌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은 결국 팬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기본적인 논리가 적용되는 순간이었다.

팬들의 집단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8월 김성근 감독이 SK에서 경질되자 프런트의 결정을 반대하는 팬들이 문학구장에 모여들었고, 화형식이 벌어지는 등 소요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같은 해 LG 역시 부진한 성적에 실망한 팬들이 선수단 청문회로 강력한 팬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관심은 차기 감독이 결정되지 않은 롯데다. 김시진 감독과의 결별과정이 깔끔하지 않았던 롯데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지닐 수밖에 없다. 롯데는 9개 구단 가운데서도 프런트의 입김이 가장 강한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불통 프런트’로까지 불리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0시즌 후 3년간 팀을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야구의 재미와 성적, 두 가지를 보장해 사직구장의 구름 관중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역대 감독들 중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롯데 팬들은 페넌트레이스 막판부터 재계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스터 감독도 수차례 잔류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구단은 요지부동이었고 재계약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의 후임사령탑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성근이라는 최대어를 놓친 상황에서 여러 말이 나오고 있지만 내부인사를 제외하면 뚜렷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선수단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롯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을 필요로 하고 있다.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파격적인 인사조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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