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급변사태시 한미연합사단 편성해 대응한다
입력 2014.10.24 08:49
수정 2014.10.24 09:00
SCM서 전작권 전환 연기·연합사 본부 용산 잔류 등 합의
사드 한반도 배치 의제 제외…새 전략문서 내년까지 작성
한국과 미국은 당초 2015년 12월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다시 연기하는데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24일 밝혔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양국은 ‘2015년 12월1일’ 일정은 폐기하고, 구체적인 목표 연도를 명시하지 않은 채 한반도 안보 환경과 우리 측 핵심군사능력 등의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전작권 전환 시점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전환 조건을 살펴보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맞는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한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구비 △국지도발과 전면전시 초기 단계에서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 구비와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 및 전략자산 제공 및 운용 등 3가지로 설정됐다.
한미 양국은 이런 전작권 전환 조건에 대한 충족 여부를 매년 정례 기구에서 평가 점검하고, 그해 SCM에 보고하면 양국 군통수권자들이 이를 토대로 검토해 적정한 전환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장관 주도로 2015년 12월 전작권 전환을 전제로 이명박 정부에서 작성된 ‘전략동맹(SA) 2015'를 대체할 새로운 전략 문서를 내년 SCM까지 작성한다.
이번에 전작권이 전환되는 구체적인 목표 연도를 제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만약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되거나 통일이 된다면 조건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전작권 전환을 위한 협의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능력의 핵심은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구축”이라면서 “이런 핵심 군사능력이 갖춰지는 시기를 2020년대 중반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면서 오는 2015년 12월 해체할 예정이던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현재의 서울 용산기지에 계속 남겨두기로 했다.
현재 용산기지 내 지휘시설이 있는 메인포스트에 위치한 연합사와 미8군사령부 건물, 작전센터인 CC서울 등 3개 건물과 그 부지가 대상이다. 국방부는 총 잔류 규모가 전체 용산기지 면적의 약 10% 이하 수준으로 추정했다. 그 외에 용산기지에 남아있는 주한미군은 2016년 평택으로 이전하게 된다.
경기 북부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주둔하는 미 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 본부와 탐지요소, 다연장로켓(MLRS) 2개 대대 등 일부도 잔류하기로 했다. 대신 동두천에 주둔하는 미 2사단 1여단 예하부대와 의정부의 2사단 본부 등은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동한다.
이 밖에 한미 양국은 유사시 한미 연합사단을 편성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주한 미 2사단과 한국군 기계화여단으로 구성된 연합사단은 북한의 급변사태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이번 SCM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협의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번에 사드 문제는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드와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연관되어 있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사드 도입 시 예상되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한미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