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애기봉 철거, 국방부의 김정은 충성" 맹비난
입력 2014.10.23 16:57
수정 2014.10.23 17:06
"보수하면 되는데 왜 철거하는가" 거듭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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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 등탑 철거는 김정은과 북한에 대한 국방부의 과잉충성이다.”
지난 1971년 서부전선 최전방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전망대에 높이 18m의 철골 구조물, 일명 ‘애기봉 등탑’이 세워졌다. 이후 2004~2010년까지 6년을 제외하고 등탑에는매년 연말마다 환한 불이 켜졌다. 북한은 그때마다 ‘선전활동을 중지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설치 43년 만에 국방부는 대북 선전활동 상징물로 여겨졌던 ‘애기봉 등탑’을 철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미 앞서 15~16일 이틀에 걸쳐 철거가 이뤄진 상태였다.
이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즉각 SNS 글을 통해 이 같은 국방부의 방침을 비난했다. “국방부의 머리엔 돈과 똥만 들었는지”, “북한에 알아서 굴종했다” 등 비난의 표현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
하 의원은 2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철거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며 “점등을 달지 말라는 게 북한의 요구인데 설령 북한의 요구를 들어준다고 해도 점등만 안 하면 되는 것”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차 “북한은 철거 요구를 하지도 않았다”며 “국방부가 안전점검 당시 보수 정비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는데도 E등급으로 간주하고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철거 이유도 없을뿐더러 국방부는 보수·보강이 필요한 D등급을 받았음에도 즉각적인 철거가 필요한 E등급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국방부는 대한민국 정신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국격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며 통화 도중 여러 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국방부는 개념도 없고 애국심도 없고 안보의식도 없다. 국방부가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고 북에 과잉충성을 한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그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를 통해 “앞으로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쓸 수 있는 건데 이렇게 허무하게 없애버리나”라며 “애기봉 등탑은 대한민국 자유의 상징인데 이를 파괴한 국방부는 반드시 댓가를 치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철거를 결정한 국방부 관계자들 모두 문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그는 SNS상에 계속해서 글을 게재, “아무리 생각해도 애기봉 등탑 철거는 김정은에 대한 국방부의 과잉충성이다. 그냥 종북이 아니라 슈퍼종북행위란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은 애기봉 등탑 철거 사전 보고를 받았는지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애기봉 등탑 철거 이유에 대해 “순수하게 안전상의 문제로 철거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에 조사해보니 볼트와 너트 이음매에 부식이 심해 골절의 위험이 있고, 구조물 지반도 약화돼 쓰러질 위험이 있어 철거하게 됐다”며 “군 관할 구역 내 시설물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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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는 “요즘 사실 안전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안전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애기봉 등탑의 노후화가 심한데다 관광객들이 매년 10만명 이상 다녀가기 때문에 안전 문제를 고려했고 그에 따라 판단해서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 의원의 맹비난에 대한 국방부 측의 의견을 묻자 “동의하지도 않고 동요하지도 않는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안전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이다. 꼭 그 관심을 반영했기보다는 작년부터 철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순수하게 안전문제로 처리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방부는 하 의원의 문제제기로 애기봉 등탑 철거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23일 브리핑에서 “애기봉 철탑 철거는 순수하게 우리 국민의 안전을 걱정해서 하게 됐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후화로 인한 골절 위험에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포시가 해병 2사단과 합의해 애기봉을 평화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철탑도 철거할 계획이었다. 김포시가 이에 따른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철거하지 못하다가 사단에서 철거를 도와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국방부 사오정인가요”라며 “등탑이 철거 등급인 E등급이 아니라 보수 등급인 D등급을 받았으니 보수하면 되는데 왜 철거했느냐는 걸 물은거죠”라며 재차 안전점검 결과 D등급을 받았음에도 애기봉 등탑을 철거한 이유에 대해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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