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호 홈런 박병호, 내친김에 심정수 넘어서나
입력 2014.10.15 09:40
수정 2014.10.15 09:45
롯데전 한 경기 2홈런 기록하며 11년 만에 50홈런
특유의 몰아치기 나온다면 대기록에도 도전장
3년 연속 MVP에 도전하는 박병호가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박병호는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구르트세븐 프로야구’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6-1로 앞선 5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투수 김사율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8회초에도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시즌 홈런 개수를 51개로 늘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50홈런은 지금까지 단 세 번, 그리고 2명의 선수에 의해 작성됐다. 1999년 이승엽이 54홈런으로 기록을 세운 뒤 2003년에는 이승엽과 심정수가 각각 56홈런, 53홈런으로 희대의 홈런 레이스를 펼쳤다.
사실 박병호는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난 뒤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져있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이날 롯데전을 치르기 전까지 박병호가 추가한 홈런 개수는 고작 1개. 게다가 방망이에 공을 맞추는 것조차 힘겨워 보여 항간에서는 50홈런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박병호는 박병호였다. 특히 롯데 이인복을 상대로 기록한 51호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이인복의 3구째 직구가 몸 쪽 낮은 곳으로 정확히 들어왔지만 박병호는 힘으로 가장 치기 어려운 코스의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이제 관심은 박병호의 시즌 홈런 개수가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의 여부다. 현재 넥센은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박병호 역시 잔여경기에 모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2.47경기당 하나씩 홈런을 뽑아내 산술적으로 더 이상의 홈런 추가는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지난달 초 역대 두 번째로 한 경기 4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또한 5월에는 1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몰아치기에도 능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앞으로 2개의 홈런만 더 추가한다면 2003년 심정수의 53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다시 한 번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한다면 이승엽의 전설에도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박병호의 역대급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