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같은' 길렌워터·이승현, 오리온스 바꿨다
입력 2014.10.15 11:33
수정 2014.10.15 11:37
오리온스, 6시즌 만의 개막 3연승..천적 SK마저 꺾어
전체 13순위 길렌워터와 드래프트 1순위 이승현 위력
'샛별' 트로이 길렌워터(28·199cm)와 이승현(22·197cm)이 고양 오리온스를 바꿨다.
오리온스는 14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에서 SK를 83-67로 완파했다. 주말 개막 2연전에서 삼성과 동부를 꺾은 데 이어 3연승이다.
길렌워터가 25점·9리바운드로 맹활약 했고, 이승현과 허일영이 각각 13점과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오리온스의 개막 3연승은 2008-09시즌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이날 상대가 SK라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SK는 지난 시즌 오리온스에 유난히 강했던 천적이었다.
오리온스는 SK를 상대로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6강플레이오프에서도 1승 3패로 고배를 마셨다. 헐리웃 액션 논란과 감독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까지 겹쳐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해왔다. 오리온스 선수들이 SK전에 더 투지를 불태운 이유다.
오리온스는 시즌 초반 길렌워터와 이승현 콤비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길렌워터는 오리온스가 2라운드(전체 13순위)에서 뽑았지만, 연습경기 때부터 올 시즌 KBL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맨으로서는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탄탄한 체격과 지능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골밑에서의 생산성이 탁월하다. 개막 후 3경기에서 꾸준히 28점-26점-25점을 넣으며 기복 없는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올 시즌 KBL에 처음 데뷔한 외국인선수 중 최고 알짜배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추일승 감독의 안목을 돋보이게 한다.
이승현도 국내 선수 신인 드래프트 1순위에 걸맞은 기량을 입증하고 있다. 길렌워터가 골밑에서 묵직한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이승현의 무기는 ‘다재다능함’이다. 이승현은 이날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고, 이는 오리온스가 흐름을 장악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승현은 대학 시절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골밑 위주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197cm의 신장으로 프로무대에서의 한계를 예감했다. 대학 시절 후반부부터 집중적으로 3점슛을 연마했고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슈팅력은 노력의 성과물이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이 이승현에 만족하는 것은 공격 등 화려한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이날 리바운드와 도움 수비 등 눈에 띄지 않는 팀 공헌도에서 더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추일승 감독은 “신인임에도 이승현이 동료들의 실수를 메워주는 플레이를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결사(길렌워터)와 전천후 플레이어(이승현) 가세로 전력의 폭이 한층 넓어진 오리온스는 4연승을 꿈꾸고 있다. 오는 17일 맞붙을 다음 상대는 ‘디펜딩챔피언’ 창원L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