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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삐라 핑계로 "고위급회담 파탄" 의도된 수순

목용재 기자
입력 2014.10.11 14:24
수정 2014.10.11 14:41

전문가 "북, 애초부터 고위급회담 관심 없어…남남갈등이 목적"

북한이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묵인하면 남북관계는 파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주차장에서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 풍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 간 총격을 언급하며 “남북 고위급 접촉이 물 건너갔다”고 밝히고 나선 것은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의도된 수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병서 인민국 총정치국장 등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측근 3인방이 아시아게임 폐막식에 참석해 ‘평화적 명분’을 취한 뒤, 대북전단 사격을 통해 “평화파탄의 책임은 남한에 있다”면서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1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을 통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언급하면서 “괴뢰패당의 무책임하고 도전적인 처사로 북남관계가 파국의 원점으로 돌아갔다. 북남 사이에 예정된 제2차 고위급접촉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와 북남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우리의 경종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면서 “그럼에도 괴뢰패당은 삐라살포 난동을 저지시키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오히려 묵인·두둔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 다른 글을 통해서도 10일 대북전단을 둘러싸고 남북이 벌인 총격전에 대해 “북남관계를 파국의 원점으로 되돌려 세우려는 미국과 괴뢰패당의 외도적, 계획적인 도발책동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북한의 맹비난에 대해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1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북한은 애초부터 고위급 회담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면서 “북한의 3인방이 아시아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내려온 것은 자신들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열 원장은 “북한은 평화적 명분을 쌓고 빌미를 잡아 ‘관계개선 파탄은 남한정부의 책임’이라고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서 “북한이 진정성이 있었다면 황병서 일행이 돌아가자마자 NLL 침범이나 대남 비난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에 따르면 북한의 주된 대남전략 가운데 하나는 ‘남남갈등 유발’이다. 이번에도 북한이 이를 노리고 '평화적 명분 획득→빌미를 잡아 도발→책임전가' 식의 의도된 수순대로 남한 내 분란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이 유 원장의 설명이다.

유 원장은 “북한이 군사도발을 할 때마다 남남갈등이 깊어진다”면서 “특히 정부가 자제를 요청하는데 왜 탈북자 단체들은 대북전단을 날리느냐는 주장이 나와 남한 내부 분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원장은 “또한 이번에 대북전단에 직접 사격한 이유는 김정은에 대한 수많은 낭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는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을 군부가 묵인하면 이야말로 불충이기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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