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 희대의 낚시질 ‘환불요구 봇물’
입력 2014.10.09 19:20
수정 2014.10.11 10:29
11년 만에 내한공연, 음 낮춰 부르고 성의 없는 무대 매너
팬들 기대감, 순식간에 절망감으로..높은 티켓값 강한 불만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44)가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한때 음악 평론가들은 “머라이어 캐리보다 노래를 더 잘하는 가수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90년대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 등 거물급 디바들의 홍수 속에서도 단연 돋보인 건 누가 뭐래도 머라이어 캐리였다. 인기 면이나 가창력 면에서 으뜸은 역시 머라이어 캐리라는 게 정설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높은 가수가 바로 머라이어 캐리다.
그만큼 11년 만에 다시 찾은 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비록 첫 내한공연이 많은 논란을 야기하긴 했지만, 이미 오래 전 일이었고 한 번 실수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설마 했던 최악의 사태가 또 벌어졌다. 머라이어 캐리는 공연에 임할 기본적인 자세조차 돼있지 않았다. 첫 곡 ‘판타지(Fantasy)’부터 음을 낮춰 부르더니 공연 중간엔 코러스의 목소리에 묻어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립싱크 논란도 불거졌다. 초반부터 보컬의 음량을 지나치게 낮게 잡았고 그나마 엉망이었던 머라이어 캐리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일부 곡에선 정상적인 사운드가 나오면서 머라이어 캐리가 쩌렁쩌렁한 가창력을 되찾은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이어진 곡에선 다시 사운드가 묻히는 등 들쑥날쑥했다.
무대 또한 별다른 특색이 없었고, 선곡의 순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여러 차례 공연의 맥이 끊겼고 관객들은 지루함에 몸을 비틀어댔다. 상당수의 팬들이 공연을 끝까지 즐기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이번 내한공연의 티켓 값은 최근 공연들 가운데서도 단연 높은 편이다. VIP석이 19만 8000원, R석이 15만 4000원, S석이 11만원이다. A석이 6만 6000원이지만 극히 일부 좌석으로 한정돼 큰 의미가 없다.
공연 후 관객들의 불만은 하늘을 찔렀다. 관객들은 “이 정도면 환불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팬은 “차비까지 50만원 들었다. 거액을 들여서 본 건 개기월식뿐이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공연 관계자는 머라이어 캐리 가창력 논란에 “일본에서부터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도착하자마자 의사를 만났다”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