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총수 증인채택 놓고 환노위 국감 첫날부터 '파행'
입력 2014.10.07 15:33
수정 2014.10.07 15:47
<환노위>국방위 국감서도 증인채택 문제로 '신경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가 첫날부터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으로 파행을 빚었다.
환노위의 환경부 국감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부 의원이 늦게 도착해 30분 늦게 열렸다.
개회가 선언되자마자 야당 의원들이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면서 자신들이 요구한 현대차, 삼성 등 기업 총수들의 국감 증인채택이 불발된 것을 비판했다.
야당은 국감 전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저탄소차협력금제도 시행 연기 및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논란), 권오준 포스코 회장(페놀 유출사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삼성전자서비스 하도급 문제),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반도체 직업병 문제) 등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우리가 요구한 증인은 충분히 국정감사장에 출석할 이유가 있다"며 "국감장에 증인을 불러올 수 없다는 것은 여당의 지나친 기업 감싸기이자 국회 무력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가 무너지고 있고 한국의 자본주의 발전이 위태롭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함께 민간 증인을 상대로 대한민국의 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여당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국감에 노사 분규 중인 기업의 총수를 부를 이유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정책적인 문제가 있으면 기업에 대해 행정을 집행하는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물으면 된다"며 "야당이 증인으로 신청한 36명의 기업인 가운데 23명은 노사분규와 관련됐는데 야당이 민주노총 지부처럼 노조를 지나치게 감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남 의원도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국감에 불려와서 온종일 대기하다가 30초 정도 답변하거나 아예 발언도 하지 못하고 되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무더기 증인 신청은 국회의 구태이자 많은 국민이 염증을 느끼는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여야가 기업 총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1시간 30여분 동안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자, 김영주 환노위 위원장은 낮 12시께 정회를 선포했다.
여기에 같은 날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는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가 시작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주요 간부 소개를 마치자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오늘 국정감사 일반 증인 명단을 보니 중요한 증인이 채택되지 않았다"면서 "심각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해서 기관 감사 불가능해도 처장 개인의 감사를 진행하도록 합의해주는 것이 위원회 전반 합의라고 생각했다"며 "일반 증인 채택을 거부한 경위를 설명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모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과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도 새누리당의 거부로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면서 "수사중이나 재판중에 나올 수 없다면 본인들이 해야할 일이지 국방위가 나서서 증인출석을 막을 이유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 8조에 보면 재판중이거나 수사중 사건에 대해 관장할 수 없도록. 이것이 재판중인 사안에 영향미칠수있다고 우려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적 판단에 맡기는 게 좋겠다"고 반대했다.
김 의원은 또 "윤 일병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요구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권오성 전 육군총장에 대해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도 사건을 이해할 수 있어 증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NSC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전작권 전환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국방정책에 관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증인 채택이 필요하다"면서 "석연치않은 이유로 여당 간사가 합의해주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번 국감에서도 다른 상임위에 수사중인 사람들 10여명 증인으로 채택됐다"며 "그런 이유로 증인 채택 합의에 성의 보이지 않는 것은 위원회 권위 낮추는 협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