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련, 유족 반대에 "그냥 GO 할 수밖에"
입력 2014.09.30 22:02
수정 2014.09.30 22:08
핵심 당직자 "추인 다 했다. 이대로 갈 수밖에", 문재인 "가족들 설득해야"
단원고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가 30일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여야의 3차 합의안에 대해 공식거부를 선언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이상의 재협상 없이 해당 합의안을 밀고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당직자인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저녁 본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할 계획이냐’라는 질문에 “그냥 (이 안대로)갈 수밖에. 할 수 없지 뭐”라며 지친 표정으로 답했다.
그는 특히 본회의 이후 재협상과 관련한 당내 긴급회의 개회 여부에 대해 “아까 다 추인했는데”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초 의원총회에서 이미 3차 합의안에 대해 강경파들을 비롯한 의원 전원이 박수로 찬성 의사를 밝힌 만큼, 더 이상의 재협상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해 “끝까지 유가족을 설득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만큼, 새정치연합이 ‘4차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은 유가족 측이 거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희도 아쉬운데 유가족들로서야 아쉬움이 더욱 크지 않겠느냐”며 “우리가 끝까지 유가족과 함께 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오늘 합의를 좀 받아들여 주시도록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비대위원은 특히 “(특검추천위원회가) 특검후보군 4명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이 함께 하기로 했는데 그 부분의 합의가 관철되지 못하고 추후에 다시 계속 논의하기로 한 그 부분이 아마 (유가족으로서는) 아쉬울 것"이라며 "그러나 그 부분은 합의했던 대로 계속해서 저희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여야 합의로 후보군 4명을 추천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합의 과정에서 유족들의 의사를 100% 존중하는 방식으로 유가족들의 기대나 희망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입장을 갖고 유가족들이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가족 측의 거부 의사가 워낙 완강해 설득 가능성을 점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여야 합의문 발표 직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은 완전히 배제한 채 거꾸로 야당이 한 발짝 더 특검의 중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또한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10시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합의안에 대한 거부 입장을 거듭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장시간 회동을 통해 여야가 추천하는 4명의 특별검사 후보 중 2명에 대해 특별검사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자 2명을 결정하는 방안을 세월호특별법에 담기로 합의했다. 이는 앞서 8월 19일에 나온 ‘2차 합의안’에 특별검사 후보 관련 내용을 덧붙인 안이다.
한편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협상에 최선을 다했으나 현실적 조건상 유가족이 충분히 만족할 수 없는 안이라 생각한다”면서 “특검 후보 추천에 유가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특히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정치연합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유가족 측의 거센 반발에 대해 “달게 받겠다”며 “오늘 의총 말미에 여러 의원들이 유가족을 설득해야하고, 특검 후보 추천에 유족이 참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한다는 것을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 합의는 특별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점을 분명히 해둔다”라며 “새정치연합은 앞으로도 유족을 위해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