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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뺑덕', 멈출 수 없는 욕망이 부른 비극

부수정 기자
입력 2014.09.28 00:02
수정 2014.09.28 00:11

현대극으로 재해석한 '심청전'…정우성 이솜 주연

배우 연기력은 괜찮지만 시나리오·연출은 아쉬워

배우 정우성과 신예 이솜이 영화 '마담 뺑덕'을 통해 19금 치정 멜로에 도전했다.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마담 뺑덕'은 욕망과 복수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고전소설 '심청전'을 너무 비틀어버린 것일까.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고전소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여자, 그리고 그의 딸 사이의 사랑과 욕망을 그렸다. '남극일기'(2005)와 '헨젤과 그레텔'(2007) 등을 연출한 임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정우성 이솜 박소영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불미스러운 오해로 지방 소도시 문화센터에서 문학 강사로 일하게 된 학규(정우성)는 아내와 자식이 있는 유부남 교수다. 하지만 찰나의 욕망에 휩쓸려 처녀 덕이(이솜)와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 이후 학규는 복직이 되자마자 서울로 올라가고 덕이를 버린다.

8년 후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학규는 술, 섹스, 도박 등에 찌든 방탕한 생활을 하고 결국 시력을 잃어간다. 그즈음 덕이가 나타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며 반전을 선사한다. 덕이는 학규와 그의 딸 청이(박소영)를 파멸로 몰아넣는 복수를 펼친다.

영화는 정우성이 첫 도전한 19금 파격 멜로로 화제를 모은 만큼 몇 차례에 걸쳐 정사신이 등장한다. 정우성은 "제자 지은과의 정사신에 신경 썼다"며 "학규가 처절하게 망가지는 걸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배우 정우성과 신예 이솜이 영화 '마담 뺑덕'을 통해 19금 치정 멜로에 도전했다. ⓒ CJ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이 연기한 학규는 쉽지 않은 캐릭터다.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사랑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기 때문. 그는 20년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덕이에게 "그래도 덕이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대사는 학규를 오롯이 보여줬다.

정우성은 "학규는 인간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다"며 "학규를 통해 다양한 감정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예 이솜의 발견은 영화의 큰 수확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순수한 처녀에서 모든 걸 꿰뚫는 듯한 악녀로 변한 캐릭터는 신인에게는 큰 부담이 됐을 터. 이솜은 "모든 게 만족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당차게 말했다.

무엇보다 이솜의 마스크가 매력적이다. 수줍은 미소 속에 숨겨진 묘한 매력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캐릭터에 제격이다.

두 배우의 연기력은 호평받을 만하다. 하지만 8년 후 덕이가 복수를 펼치는 과정에서 영화는 길을 잃는다. 덕이가 학규의 면도를 도와주다 피를 핥는 장면은 공포영화가 떠오른다. 청이가 덕이에게 복수하는 장면 역시 소름 끼치고 섬뜩하다. 욕망의 끝을 보여주려다 너무 멀리 간 느낌이다.

인간의 욕망에 주목했다는 임 감독은 "아버지가 겪는 욕망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딸을 통해 욕망의 연대기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인물들이 욕망의 대가를 치르며 인생을 여행하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건 왜일까.

10월 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12분.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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