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패 굴욕’ 대만…베일에 감춰진 의문점
입력 2014.09.24 22:54
수정 2014.09.24 22:58
광저우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내준 뒤 결승서 접전
천관위의 호투가 돋보였던 대만은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결승전 상대로 점쳐지는 대만에게 콜드패 굴욕을 안기며 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재원의 끝내기 결승타로 8회 10-0 콜드승을 따냈다.
이로써 2승째를 거둔 한국은 약체 홍콩전을 남겨둔 가운데 사실상 B조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준결승에서는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을 만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는 28일 결승에서는 일본 또는 대만과 만날 확률이 높다.
이날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관중석이 꽉 들어찰 만큼 높은 관심을 모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대표팀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1회에만 대거 7점을 뽑아냈다. 이어 2회에도 2점을 추가, 경기가 쉽게 끝날 것으로 보였다.
이후 대표팀 타선은 대만의 바뀐 투수 천관위에 봉쇄된데 이어 집중력을 잃어 추가점을 얻기까지 5이닝이나 더 보내야 했다.
한 가지 드는 의문점은 이날 선보인 대만의 전력이 100%였는가란 점이다. 대만은 홍콩과의 첫 경기서 12-0 7회 콜드승을 거둔데 이어 태국과의 2차전에서도 13-1 콜드승을 따냈다. 타선의 응집력과 마운드 모두 한국과의 경기서 콜드패를 당할 만큼의 전력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대만의 류밍츄 감독은 한국전 전망에 대해 “한국전은 분명 쉽지 않은 경기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며 선발 투수에 대해서도 “내일 경기 전 알려주도록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잔뜩 신경 쓴 모습을 보였다. 대만 역시 한국을 결승 상대로 보고 있음이 분명하다.
오히려 이날 패배는 조별 리그서 한 번 경기를 내준 뒤 상대를 안심시켜 결승서 일격을 가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은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의 조별 리그를 허무하게 내줬지만, 막상 결승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력과 경기력은 류밍츄 감독의 예상을 훨씬 웃돈 모습이다. 대만은 이날 경기를 내주더라도 콜드패만은 면하자는 의도를 수차례 내비쳤다. 10점 차가 임박해오자 다급한 나머지 수시로 투수를 교체한 부분이 바로 그러하다.
류중일 감독도 대만을 사실상 결승전 상대로 보고 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천관위가 잘 던지더라. 만일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다면 충분히 공략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적장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류중일 감독이 지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