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쑨양, 마지막 50m 어떻게 뒤집혔나
입력 2014.09.21 20:03
수정 2014.09.22 10:25
박태환 남자 자유형 200m결선서 1분45초85 3위
금메달은 막판 스퍼트 펼친 일본 수영 신성 하기노
마지막 50m 구간서 하기노에 선두를 내준 박태환-쑨양. ⓒ 연합뉴스
박태환과 쑨양의 맞대결로 점철된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은 일본 수영의 기대주 하기노 고스케(20)에게 돌아갔다.
박태환은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서 1분45초85로 골인, 전체 3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1분45초23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일본의 하기노가 차지했고, 중국 수영의 간판 쑨양은 1분45초28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수영계가 깜짝 놀랄만한 이변이었다. 당초 자유형 200m는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박태환과 아시아신기록을 보유한 쑨양이 다툴 것으로 보였다.
레이스 중후반까지 예상은 맞아떨어지는 듯 보였다. 먼저 박태환은 50m 첫 구간을 가장 빠른 24초57로 끊어 경기장 내 관중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100m를 지나면서 쑨양이 치고 나오더니 마지막 150m를 찍었을 때에는 박태환과 불과 0.04초 차이의 접전을 보였다.
하지만 쑨양과 박태환 모두 서로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100m~150m 구간서 너무 많은 힘을 쏟고 말았다. 박태환은 이 구간에서 가장 빠른 26초93을 기록한 반면, 쑨양은 27초04로 페이스가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힘을 아끼고 있었던 선수는 하기노였다. 하기노는 100m~150m 구간을 박태환보다 약 0.4초 뒤진 채 3위를 유지했으나 마지막 구간서 무서운 스피드로 경쟁자들을 따라 붙었다. 하기노가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나 길게 내뻗은 잠영 덕분이었다. 박태환과 쑨양이 앞서나갔어도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하기노는 긴 잠영 전략을 택했고, 이 승부수는 제대로 적중했다.
이미 박태환과 쑨양이 잠영을 마치고 팔을 휘저을 때까지도 하기노는 물속에 머물렀고, 비축한 힘은 엄청난 속도의 스트로크로 이어졌다. 이날 하기노가 찍은 150m~200m의 기록은 무려 26초00로 박태환(27초51), 쑨양(26초98)에 비해 훨씬 빨랐다.
하기노의 마지막 구간은 세계 신기록에 필적한다. 2009년 세계 선수권에서 세계신기록(1분42초00)을 세웠던 독일의 파울 비더만은 마지막 구간서 25초70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결승 패드를 가장 먼저 찍었다. 전신 수영복 논란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기노의 이번 기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성적이다. 게다가 하기노는 당시 은메달이었던 마이클 펠프스(26초51)보다도 훨씬 빠르게 막판 스퍼드를 펼쳤다. 그야말로 마지막 구간만큼은 월드클래스의 역주를 펼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