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2'·'루시' 청불영화의 반란
입력 2014.09.10 09:19
수정 2014.09.10 09:28
추석 극장가 흥행…관객 200만·100만 각각 돌파
가족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박스오피스 4위
올 추석 연휴 기간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 두 편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국내 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과 외화 '루시'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연휴 극장가는 '타짜2'와 '두근두근 내 인생', '루시'의 3파전이었다. 지난 3일 개봉한 세 영화는 실시간 예매율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다.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타짜2'가 실시간 예매율 28.6%로 1위를 차지했고, '두근두근 내 인생'이 26.5%, '루시'가 19.4%를 기록했다.
가족 영화를 표방한 '두근두근 내 인생'이 관객들에게 먹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고, '타짜2'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최민식 효과를 톡톡히 본 '루시'가 뒤를 이었다.
1위를 기록한 '타짜2'는 2006년 추석에 개봉해 관객 648만명을 동원한 '타짜'의 속편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 흥행작 '과속 스캔들'(2008)과 '써니'(2011) 등을 만든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윤석 유해진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전편에 이어 출연했고, 가수 출신 배우 최승현을 비롯해 신세경 이하늬 등 젊은 배우들이 새롭게 합류해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영화는 고니의 조카 대길(최승현)이 타짜 세계에 뛰어들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그렸다. 유머 코드를 적절히 녹여내 재미를 더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신세경과 이하늬가 도박판의 꽃인 여성 캐릭터를 화려한 비주얼로 소화해냈다.
영화는 개봉 7일 만인 9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전작 '타짜'보다 하루 빠르고, 올해 개봉한 '신의 한 수'보다 3일이나 빠르다. 8일에는 하루 동안 40만 7151명을 불러모으며 올해 개봉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최다 일일 관객수를 기록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타짜2'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국내외 화제작들이 포진한 극장가에서 가장 먼저 100만 관객을 동원해 추석 대표 오락영화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며 "앞으로 보여줄 흥행 파워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2위인 '루시'의 선전도 놀랍다. '루시'는 '명량'으로 여름 극장가를 휩쓴 배우 최민식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다. 개봉 첫주(7월25~27일) 4389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국내 흥행은 예측이 어려웠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데다 온 가족이 편안하게 보기에는 내용이 심오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개봉 6일째인 지난 8일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작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이다. 1위는 전 세계에서 3억7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이병헌 주연의 '지아이조2'(2013)다.
'루시'에 출연한 최민식은 '명량'에 이어 쌍끌이 흥행을 기록, 명실상부 2014년 최고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에서 최민식은 주인공 루시를 괴롭히는 잔혹한 암흑가 보스 미스터 장으로 분해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대사를 소화했다.
이야기가 루시를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에 최민식의 분량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최민식은 이름값을 했다.
뤽 베송 감독의 철학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연기력도 훌륭하다.
지난달 6일 개봉해 입소문으로 장기 흥행 중인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뒷심을 발휘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9일 하루 동안 24만3574명을 모아 누적 관객수 793만719명을 기록, 8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배우 강동원 송혜교가 부부로 나선 '두근두근 내 인생'은 개봉 일주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영화는 17살에 아이를 낳은 부모와 선천성 조로증으로 17살을 앞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아들의 이야기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소설은 베스트셀러로 오르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 '정사'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여배우들' 등을 만든 이재용 감독이 연출했고, 강동원 송혜교 외에 아역 조성목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