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7골’ 이승우가 제시할 한국축구 청사진
입력 2014.09.09 07:37
수정 2014.09.09 07:40
말레이시아와의 AFC U-16 조별리그서 결승골
탈아시아급 개인기량, 경기 내내 그라운드 휘저어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서 결승골을 터뜨린 이승우. ⓒ 연합뉴스
한국 축구팬들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바로 ‘제2의 메시’라 불리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승우(16·바르셀로나 유스)가 태극마크를 달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6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 무앙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AFC U-16 챔피언십’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이승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이승우는 풀타임 활약하며 그야말로 월드클래스 잠재력을 뽐냈다.
이승우는 전반 15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볼을 잡은 뒤 빠르고 날카로운 드리블로 안쪽으로 침투, 수비수 3명을 제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말레이시아 수비수들이 막아보려 애썼지만 그의 빠른 스피드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승우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전체를 읽는 능력과 위치선정, 무엇보다 상대 수비라인을 궤멸시키는 개인기가 일품이었다. 오른발잡이인 이승우는 경기 내내 왼쪽 사이드에서 안쪽으로 공을 몰고 온 뒤 슈팅 또는 패스플레이로 말레이시아 수비수들의 애를 먹였다. 이 장면은 경기 내내 반복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8경기서 벌써 7번째 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9월 AFC U-16 챔피언십 브루나이와의 예선을 통해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우는 3경기째인 라오스전에서 홀로 4골을 몰아넣었다.
이어 지난 4월 프랑스 몽테규에서 열린 문디알 국제대회에서는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코트디부아르와의 결승에서 각각 한 골씩 넣었다. 연령별 대표팀이라 선수들 간의 기량 격차도 상당하지만 그만큼 이승우의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오만과의 1차전에서 결장했다. 지난해 예선에서 받은 경고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몸이 근질거렸던 이승우는 90분을 모두 소화하며 자신에게 쏠려있는 스포트라이트를 더욱 빛나게 했다.
현재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는 이번 대표팀 합류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바르셀로나 입단 과정에서 FIFA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친선전 외에는 공식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제는 이승우를 비롯해 같은 팀에 속해있는 백승우, 장결희에게도 해당됐다.
그러자 연령별 대표팀 차출에 상당히 인색한 바르셀로나 구단 측도 이승우의 대표팀 합류를 적극 권장했다. 어떻게든 실전 경기 감각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조치였다.
이승우는 볼을 상대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몰고 들어오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후 자신이 직접 슈팅으로 골을 만들거나 침투해 들어오는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하곤 한다. 바로 세계 최고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를 떠오르게 하는 플레이스타일이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조직력을 앞세운 플레이로 월드컵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던져왔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상대 강력한 수비벽에 막혔을 때 이를 뚫고 나갈 개인기 부족이었다. 과거 차범근부터 월드컵 3회 출전의 박지성, 그리고 최근 대표팀 에이스로 급성장한 손흥민에 열광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이승우가 선보이고 있는 개인기량은 분명 탈아시아급이다. 그는 앞으로 더 발전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눈여겨본 바르셀로나가 일찌감치 발탁해 좋은 축구환경에서 육성시켜주고 있다.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이승우의 세계무대 데뷔는 그가 약관이 될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