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세월호 보듯 문제 키우는 것 덮을 수 없었다"
입력 2014.09.01 17:23
수정 2014.09.01 17:28
1일 이건호 국민은행장 긴급 기자간담회 갖고 "정무적 판단으로 조용히 넘어갈 수 없었다" 강조
"사퇴여부 관련, 이사회 결정 전적 따를 것"
이건호 행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안정성과 관련된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은행장의 직을 걸고 밝히고 넘어가지 않으면 뒷감당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다는 소신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 행장은 1일 오후 국민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 행장은 지나친 원칙주의로 인한 정무적 감각이 떨어진다는 질문에 대해 세월호 사태와 연관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 문제가 제기할 당시 세월호 침몰로 인해 국민 모두가 울분을 터뜨렸다"며 "세월호 정국으로 세상이 어수선한데 왜 어지럽게 하느냐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사건이 왜 생겼는가, 출항하기 전 배에 문제가 있다고 어느 누구라도 직을 걸고 출항을 막는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고객을 싣고 있는 배의 발목을 잡았느냐고 누가 비난하겠는가"며 "설마하다 문제를 키우는 것을 은행장으로서 지켜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전산기 교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은행 입장의 존망이 걸리는 문제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 행장은 "저의 남은 임기는 2년이다. 조용히 넘어가면 잘하면 제 임기동안 전산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말로 만에 하나 안정성 문제로 전산시스템이 셧다운 되면 그 뒷감당은 누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800만 고객과 거래 처리건수가 1억건이 넘는 은행으로서 전산시스템이 마비된다면 국민은행 입장의 존망이 걸리는 문제뿐 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혼란을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퇴에 대해선 이사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란 원론적 이야기를 되풀이 했다. 최근 주전산기 허위·조작 보고 등 범죄 정황에 따라 KB금융지주와 은행 IT관련 임직원에 대해 고발조치를 통해 주전산기 의결 논란 규명 작업이 마무리됐음을 밝히고 검찰에 이 사안을 넘긴 만큼 은행의 손을 떠났다고 상기했다.
그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개인적으로 사퇴여부를 말하기에는 적절치 못하며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그간 국민은행 수장으로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잡음을 발생시켜 이사들에게 사죄를 드리고 제 거취를 포함해 이사회 판단에 맡기겠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KB금융 계열사 대표와 함께 자리한 템플스테이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행장은 "저는 기독교 신자지만 조직의 화합을 위해 내려놓겠다는 마음으로 1박2일 채비를 하고 일정에 참여했다"며 "어린 아이도 아니고 잠자리 문제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집에 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행사진행과 관련해 취지가 맞지 않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된 것은 맞지만 별개로 개인적인 사정이 있기 때문에 밤 늦게 귀가한 것"이라며 "개인적인 사정인 만큼 밝힐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