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양건 “조건 없이 실천하는 지도자 결단 필요”
입력 2014.08.17 21:02
수정 2014.08.17 22:00
개성공단서 방북단 만나 박 대통령 8.15 축사 '꼬투리'
"한미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기간중 회담하자 제의하다니"
김 통전부장은 이날 오후 개성공단에서 방북단으로 참가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에게 조화와 김정은 명의의 조의문을 전달한 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과 약 5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에서 김 통전부장은 우리 정부에 대해 “전제조건 없이 실천하는 지도자의 결단”을 주문하면서 박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이 올해 8.15 경축사를 통해 “북한은 대결의 타성에서 벗어나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서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시작을 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한반도의 생태계를 연결하고 복원하기 위한 환경협력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통전부장은 방북단 앞에서 “핵 문제를 거론하면서 (남북 간) 어떠한 것을 (추진)하자고 하는데 (평양에서) 그런 것이 실현될 수 있겠나 의심을 한다”고 말했다.
김 통전부장은 또 정부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기간 중인 19일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왜 하필이면 2차 접촉을 제안하면서 군사훈련을 하려고 하나. 미국과 한국이 이러면서 우리가 하는 실탄연습에 대해 떠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정세를 악화시키는 모험을 하지 않아야 진심이 통하고 화해할 수 있다. 6.15 공동선언처럼 하나하나 해결해야 남북관계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장관이 최근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고위급 회담을 거론하면서 “회담 주제에 5.24 해제나 금강산 관광 등도 포함돼 있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김 통전부장은 “상호간에 노력해야 되는데 무슨 일이 자꾸 생긴다. 진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 남쪽에서 하는 소리가 반가운 소리가 없다. 방송언론도 자꾸 시비를 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도 이러한 것을 허용하지 않고 격노한다”고 했다.
한편, 박 의원 등과 김 통전부장과의 이날 대화 내용은 정부와 사전에 조율없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이날 남측으로 돌아온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청와대와 의견 조율은 없었다. 일정에 대해서만 통일부장관과 조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