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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선처 호소? "4대 종단 성직자들 사려깊지 못해"

하윤아 기자
입력 2014.07.29 17:58
수정 2014.07.29 18:04

보수 시민·탈북자 단체 "부적절하다" 지적에 선처 철회 요구까지

지난 4월 29일 오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내란음모' 사건 피고인들이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첫 항소심 공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대 종단 최고위 종교 관계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가운데 보수 성향 시민 단체와 탈북자 단체들이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시대정신’은 ‘4대 종단 지도자의 이석기 세력에 대한 선처 탄원서는 적절치 않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시대정신 측은 “종교지도자들이 회개와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분열과 대립이 심각한 대한민국에서 사회 분위기가 극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종교지도자가 사회적 발언을 할 때에는 시기와 방법을 신중하게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처는 유죄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인데, 종단 지도자들은 이석기의 유죄를 확신하였기에 선처를 호소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종교 지도자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대 종단 지도자들과 같이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사람들이 재판부에 어떤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적잖은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염 추기경도 언급했다시피 용서는 무조건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눈감아 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법의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은 후 반성과 회개에 따라 용서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진정한 화해와 화합의 길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모든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법관이 헌법과 법률, 증거와 양심에 의해서 판결해야 하며 염수정 추기경 등 4대 종단의 지도자들처럼 영향력이 큰 사람이나 집단일수록 차분히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정신은 특히 이 의원을 “민혁당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 사면을 받아 국회의원까지 된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대한민국이 관용을 베풀었지만 이석기는 내란음모로 화답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NK워치·NK지식인연대·자유북한방송·북한민주화위원회·기독북한인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은 4대 종단 성직자들의 탄원서 제출을 한 목소리로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4대 종단 최고위직 성직자들이 북한을 추종하는 이석기와 그 무리들을 선처해달라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는데 이게 제정신인가”라며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이석기가 아니라 북한정권의 폭압으로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이라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유사시에 대한민국을 파괴하려하는 세력에 대해 선처를 운운하는 것은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다. 이석기와 그 일당들이 행하려고 했던 대한민국의 북한화는 수천, 수만명이 희생될 수도 있는 끔찍한 범죄기도”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이들 탈북자 단체는 4대 종단 지도자들을 향해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이 의원 등에 대한 선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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