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오~아니라오, 카톡과 금융권의 합작품이라오"
입력 2014.07.22 14:39
수정 2014.07.22 14:51
카톡 뱅카서비스, 기존 뱅크월렛과 큰 차이 없고 금융회사 앱보다 서비스 제약 많아
LGU+와 아이폰 사용자 서비스 이용할 수 없어
국내 결제시장의 '빅뱅'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송금·소액결제서비스의 실상은 금융권과 카카오의 합작품이다. 달리보면 카카오와 금융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써 일각에서 지적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국내 결제시장의 파이를 쪼개는 게 아닌 오히려 파이를 키우는 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지난 18일 '뱅크월렛 카카오(이하 뱅카)'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보안성 심의를 요청했다. 보안성 심의가 통상 두 달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돈을 송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심의를 통과하면 뱅카를 통해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에게 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된다"며 "처음 인증절차를 제외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손쉽게 계좌이체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송금절차도 앱을 실행할 때 필요한 비밀번호 4자리와 PIN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뱅카 이용자는 '뱅크머니'라는 가상계좌를 통해 친구에게 돈을 송금할 수 있다. 반대로 돈을 받기 위해서 상대방도 뱅카를 설치해야 한다. 처음 가입과정을 제외하고는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아 송금절차는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이에 일부에선 금융회사가 고유 결제시장을 카카오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영향력 때문에 카카오가 결제시장을 흔들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을 따져보면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해 보인다. 금감원에 보안성 심의를 낸 주최도 카카오가 아닌 금융회사다. 금융회사는 카카오와 손잡고 결제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톡 이용자를 뱅크월렛 이용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심상이다.
실제 뱅카는 금융결제원이 16개 은행과 함께 서비스를 하고 있는 '뱅크월렛'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 SKT나 KT 이용자는 뱅크월렛 앱(App)을 통해 뱅카와 거의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상계좌를 통해 일일 10만원까지 돈을 송금할 수 있고, 스마트폰 NFC를 이용해 카드가맹점에서 결제도 할 수 있다.
뱅카와 기존 앱의 가장 큰 차이는 이전에는 돈을 송금하기 위해선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했지만, 뱅카는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를 터치만 하면 된다는 점이다.
다만 LGU+ 이용자는 뱅크월렛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또 NFC 기능이 없는 아이폰 이용자는 송금 외에 뱅크월렛을 이용해 결제를 할 수 없다. 여기에 가상계좌에 예치할 수 있는 금액도 50만원으로 한정돼 있고, 일일 사용한도가 10만원으로 묶여 기존 은행이나 카드 앱보다 불편함이 크다. 뱅카가 결제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기존 뱅크월렛 앱은 송금을 전화번호로 했다면, 뱅카는 카카오톡 친구 목록으로 하는 것"이라며 "기존 서비스 내용은 뱅크월렛과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가 결제시장에 대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일러 보인다. 또 뱅카는 금융회사와 카카오가 경쟁을 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닌 기존 서비스의 '확장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안성 심의와 관련 "카카오톡 이용자가 많아 이를 활용한 앱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보안성 심의를 철저하게 해서 이용에 문제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