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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취소 도미노, 이러고도 문화강국이라고?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입력 2014.07.17 08:57 수정 2014.07.17 09:03

<김헌식의 문화 꼬기>행정편의주의 예산낭비에 국민들 피해, 신중해야

지난 4월말 일산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취소된 '뷰티플 민트 라이프' 2013년 공연 포스터. 인터넷 화면 캡처.
7월 19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2014 리멤버 김현식 콘서트'가 갑자기 취소되었다. 공연을 앞둔 지 나흘만이었다. 물론 공연 예매를 한 관객들에게 피해가 갔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4 리멤버 김현식 콘서트’에 참여 예정이었던 가수 겸 뮤지컬배우 소냐의 출연 취소 통보도 있었다. 출연 하루 전날의 통보였다. 밴드 리허설도 마친 상태였다. 소냐는 트위터를 통해 매우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공연이 취소되는 일은 관객이나 팬은 물론 출연 가수들, 배우들에게도 피해가 간다. 물론 주최 측이나 제작사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 4월말에서 5월초 일산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돌연 취소되었다. 공연 하루 전날의 취소 통보였다. 리허설도 이미 마친 상태였다. 이유는 세월호 참사였다. 주관사는 이에 공연의 규모를 줄이고 성격도 추모로 바꾸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대관사는 공연을 취소시켰다. 예매한 관객들에게는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 2011-10호에 따라 10% 추가 보상이 이루어졌다. 보상에 대해 주관사는 교통, 숙박비까지 종합적으로 환산을 해 재단에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 뒤 주관사는 대관사인 고양문화재단을 상대로 11억3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에는 자우림·데이브레이크·언니네이발관·제이레빗·정준일·글렌체크·로맨틱펀치·홍대광·옥상달빛· 페퍼톤스·10㎝·소란 등 59팀들이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준비한 공연 내용을 조금도 선을 보일 수가 없었다. 아예 무대가 갑자기 공연 하루전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룹 스윗소로우, 가수 박새별, 오지은, 김C, 요조, 슈퍼키드 허첵 등 많은 가수들이 고통스러운 심정을 SNS를 통해 남기기도 했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기로 했던 ‘원피스 특별기획전-메모리얼로그: 정상결전완결편’이 취소되었다. 전시 행사의 원작 만화에 일본 욱일승천기가 등장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전쟁기념관에서 이런 만화와 관련한 행사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행사 이틀 전의 취소통보였다. 주최 측이 3년간 18억원의 예산을 들인 행사였다. 이미 티켓을 예매한 관객들은 5000여명에 이르렀다.

물론 행사 취소에 따른 위약금은 국민의 혈세로 물어야 한다. 이러한 조치에 반대하는 이들은 욱일승천기가 일제 찬양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원작에 나와도 욱일승천기가 악당들이 사용하는 이미지일 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시 내용 가운데 어디에서도 욱일승천기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행사 취소에 관해서도 소송전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소송으로 인한 보상금은 국민의 혈세로 치러질 것이다.

얼마 전 제헌절을 맞이해 열릴 예정이었던 KBS '열린음악회'녹화가 무기 연기되었다. 불과 이틀전 취소였다. 이유는 국회가 세월호에 집중하는 의지를 보이려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연기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음악회의 행사를 추모와 치유의 성격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 행사에 세월호 유족들의 참여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즉 중요한 것은 형식과 내용을 잘 구성하는 것이었다.

예정된 행사를 갑자기 바꾸는 것은 그 행사를 준비한 이들의 노고를 하루 아침에 가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행사에 관계된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상처와 장애를 준다. 그것은 단지 보상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음악은 단지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니며 풍악을 울린다는 표현으로 음악의 모든 면을 압축 상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문화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편견과 왜곡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에 열리는 콘서트와 공연 그리고 전시는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미리 면밀하게 고민하고 살핀 다음에 행사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갑자기 취소하는 것보다 그 성격이나 내용을 보완하거나 바꾸는 노력들을 해야 한다. 그것이 관객과 창작자와 실연자 그리고 참여자, 제작사 주관사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것이며, 국가적으로도 예산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일을 막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을 위하는 일이다. 자신들에게 쏟아질 단기적 비난을 피하려고 수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방적 취소행위들은 바로 잡혀야 한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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