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등 항해사 카톡 공개… 희생자 가족 또 '피눈물'
입력 2014.07.15 20:18
수정 2014.07.15 21:16
광주지법 이준석 선장 등 선원 15명 대한 공판 진행
선원 및 탑승자 카카오톡 함께 공개돼 가족들 분노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5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준석 선장(69) 등 선원 15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특히 이날 자리에서는 세월호 사고 당시 선원들이 주고 받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화 내용이 함께 공개됐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3등 항해사 박모씨가 사고 직후 선배들과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박씨는 “민사소송을 대비해야(한다)”는 선배의 말에 “무조건 책임회픽식으로. 이기적일 수 있지만 선장책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해야해요(?)”라고 답했다.
또 이어진 대화에서 박씨의 선배 역시 소송이 진행되면 박씨 본인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회사 측 변호사에게도 넌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승무원의 책임회피식 발언에 이어 이 선장의 안일한 근무 태도에 대한 메시지도 공개됐다.
박씨는 “선장님이 갑자기 말도 않고 방에 들어가셔서 기관장님이 ‘그 노인네 어디 갔어’라고 묻고는 방에 가보니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카톡이나 게임아닐까 싶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 조사결과 이 선장의 핸드폰에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8개 설치돼 있었다.
이외에도 이날 법정에서는 희생된 승객들의 메시지도 함께 공개됐다. 메시지에는 사고 후 승객들의 공포와 승무원들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어 희생자 가족들을 다시 한번 눈물짓게 했다.
한 학생은 “배 안에서 선원들이 아무것도 안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산다고. 근데 가만히 있다가 저까지 죽을뻔 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선내방송에서 침몰됐다고 말도 안해줬어. 우리는 몰라서 가만히 있었는데 일반인들은 창문 깨고 나가서 많이 살았고 우리는 그 말 그대로 믿어서 가만히 있었어"라는 원망의 메시지도 공개됐다.
현장의 긴박한 순간을 보여주는 메시지들도 공개됐다. 한 학생은 “너무 무서워. 캐비닛이 떨어져서 옆방 애들이 깔렸어. 무서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한 메시지에는 “화물들 바다로 다 떨어지고 난리 남. 지금 전기도 다 나감” 등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이와 같이 당시 승객들 20여명의 카카오톡 내용을 토대로 세월호 선원들의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박씨의 조타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