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가 과자를 먹다? 원빈의 '반전마케팅' 왜?
입력 2014.07.08 09:53
수정 2014.07.08 10:59
버거킹 배우 이정재·더페이스샵 개그우먼 이수지 등 '반전매력'
재밌고 친근해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에 득(得)
'조각남의 대명사' 원빈은 최근 오리온의 포카칩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은 광고 화면 캡처.
어둑한 배경, 웅장한 음악과 함께 '이것은 실화다'라는 자막이 뜬다. 다음 장면에서는 검은 정장을 빼입은 배우 원빈이 등장한다. '감자 좀 아는 남자'라는 자막과 함께 원빈은 손에 쥐었던 알감자 두알을 그릇으로 떨어뜨린다. 이때 원빈은 "주먹만한 감자 두개, 이걸로 포카칩 한봉지가 만들어지죠"라고 멋진 멘트를 내뱉는다. 동시에 그릇으로 떨어진 알감자 두알은 '포카칩'으로 변신한다. 다시 등장한 원빈은 "진짜란 이런 것, 100% 생감자"라면서 포카칩을 베어문다. 이후 "오직 100% 생감자 포카칩"이란 원빈의 멘트 및 자막과 함께 원빈과 포카칩이 나란히 등장하는 것으로 광고는 마무리된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기존의 공식을 깨는 '반전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계는 가볍고 대중적인 이미지의 제품에 정장이나 커피 같이 고급화 제품에 기용됐던 배우들을 광고모델로 쓰는가하면 반대로 고급화 제품에 개구진 이미지의 모델을 활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조각남의 대명사' 원빈이 오리온의 포카칩 모델로 발탁된 것이 대표적이다.
진지하고 고풍스러운 이미지로 고급화를 지향하는 상품에 주로 출연했던 원빈은 이번에 처음으로 스낵 광고에 출연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오리온 측은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한 원빈과 철저한 품질관리로 100% 생감자맛을 전달하는 포카칩 제품이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원빈을 모델로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원빈은 포카칩을 즐겨먹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버거킹은 '콰트로치즈와퍼' 광고에 배우 이정재를 기용해 호재를 누리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지 한달만에 100만개 판매를 달성한 후 최근 250만개 판매를 돌파한 콰트로치즈와퍼는 애초부터 인기있는 메뉴이기도 했지만 귀공자 이미지의 배우가 '먹방(먹는 방송)'을 찍으면서 더욱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보통의 햄버거 광고가 특정한 모델이 없거나 일반인 모델을 활용하는 등 모델에 중점을 두지 않았던 것을 감안했을 때 이정재를 기용한 것은 나름 파격적인 행보다. 버거킹 측은 "당시 여러 곳에서 추천받은 광고모델 후보들 중 버거킹의 타깃층인 20대 중후반에서 30대가 원하면서 버거킹의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충족시킬 사람을 찾았다"며 "그 결과 이정재를 광고모델로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 같은 '반전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개그콘서트 '황해' 코너에서 보이스피싱을 하는 조선족으로 분했던 개그우먼 이수지는 최근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의 대표제품인 '피지 잡는 수분크림'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원래 모델인 그룹 미스에이 수지의 광고를 패러디했다. 두 사람이 이름은 같지만 외모부터 이미지까지 180도 다르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재미도 주고 친근한 이미지의 이수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간다는 게 더페이스샵 측의 목적이다.
지난 2011년에는 개그우먼 신봉선이 미샤의 광고모델로 나서 주목받은 바 있다. 신봉선은 주름개선과 미백효과를 특징으로 하는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광고에 배우 오지은·이영아·홍수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미샤는 '생각을 바꾸다'라는 콘셉트로 광고를 꾸몄다.
아울러 '못생김의 대명사'로 꼽히는 방송인 김제동·배우 고창석·가수 조정치는 지난해 의류브랜드 베이직하우스의 오가닉 라인의 새 모델들로 발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반전마케팅'은 일명 '입소문 마케팅'으로 불리는 '바이럴 마케팅'을 겨냥한 목적이 크다. 더페이스샵과 미샤 광고는 TV광고가 아닌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한 배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더페이스샵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상의 홍보는 TV 또는 신문과 같은 홍보와는 또 다르다"며 "바이럴 마케팅이 되려면 네티즌들에게 재미있고 친근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