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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상징’ 이천수와 손흥민, 그리고 벨기에전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4.06.26 08:03
수정 2014.06.26 08:06

팀에 대한 헌신, 최후방까지 수비가담

그라운드에서의 강인한 승리욕 공통점

브라질월드컵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21·레버쿠젠)을 보면 이천수가 떠오른다. ⓒ 연합뉴스

끝까지 투쟁하려는 남다른 기백의 이천수(32·인천)는 투혼의 상징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2 한국월드컵 시절 '순둥이' 태극전사들을 향해 “이천수처럼 행동하라”고 주문했다. “영악한 이탈리아를 꺾기 위해선 상대가 누구든지 주눅 들지 않고 맞서는 이천수와 같은 강인한 승리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이천수의 '당돌 본능'은 그라운드에서도 묻어난다. 이탈리아의 거친 축구에 ‘이에는 이’ 정서로 맞대응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두 주먹으로 땅을 쳤다.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의 종료휘슬이 울리자 분루를 삼키며 무릎 꿇고 통곡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21·레버쿠젠)을 보면 이천수가 떠오른다.

손흥민 역시 알제리전에서 땅을 치고 통곡했다. 둘의 공통점은 강인한 승리욕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 싶다는 본능이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무엇보다 공격수임에도 최후방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한다. 내가 골을 못 넣어도 실점만은 막겠다는 ‘헌신적 태도’가 돋보인다. 축구장 끝에서 끝까지 전력 질주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이천수와 손흥민은 체력도 준비가 됐다.

2002 한국월드컵에서는 이천수의 투혼이 ‘시너지’를 일으켰다. 그러나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손흥민의 투혼이 대표팀 분위기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 한국 미드필더 진용은 손흥민처럼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대표팀은 손흥민의 팀은 아니지만, 손흥민의 강인한 근성을 선배들이 배울 필요는 있다.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손흥민처럼 평소의 플레이를 월드컵에서도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의 마지막 상대 벨기에는 못 넘을 산도 아니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이 맞붙었던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에 비하면 전력이 떨어진다.

이번 벨기에 선수단 23명은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했다. 월드컵 경험으로 따지자면 한국이 더 많다. 상대가 누구든지 주눅들지 않는 손흥민처럼 다른 멤버들도 자신감 갖고 평소의 플레이를 보여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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